난방비 덜 드는데…열병합 발전 도입 난항

'이익준다' 지역난방업자외면
친환경 에너지 설비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 열병합 발전이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방비를 크게 줄이는 발전 방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역난방 사업자와 발전업체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가락동 우성아파트에 이어 경기도 부천 약대 1,2지구 등 전국 곳곳에서 소형 열병합 발전 도입이 잇따라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발전기 설치까지 끝났지만 지역난방 사업자의 난방 및 온수 공급 거부 방침에 따라 설비가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소형 열병합 발전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사용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발전 방식을 말한다. 주로 아파트 백화점 병원 등 대형 건물의 지하에 설치된다. 발전기가 같은 건물에 위치해 송 · 배전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어 난방비를 기존 지역난방 등에 비해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LNG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도시가스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급에 노력을 기울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천리가 설계부터 시공,사후관리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올 들어선 한진도시가스 등 신규 진입사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소형 열병합 발전을 채택할 경우 이익 감소를 우려하는 기존 지역난방 사업자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소형 열병합 발전은 설치 공간의 제약으로 전체 수요의 30% 수준밖에 충족시키지 못해 기존 지역난방과 병행 공급이 불가피하지만 지역난방 사업자들은 해당 지역 내 독점공급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재개발이 막바지에 이른 부천 약대지구의 경우 소형 열병합 발전 수용 여부를 놓고 조합 측과 지역난방 사업자인 GS파워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조합 측은 처음에 GS파워가 소형 열병합 발전 도입에 동의했다가 나중에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하는 반면,GS파워는 병행공급에 동의한 적이 없으며 이윤 감소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파워 관계자는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지역에 소형 열병합 발전까지 설치하는 것은 전형적인 중복 투자"라며 "관리 비용 문제나 에너지 수급 계획 등을 따졌을 때 중복 도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소형 열병합발전 확산을 가로막는 방해요인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소형 열병합 발전을 도입하더라도 기존 지역난방 사업자에 큰 영향이 없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