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4년 정책 성과"…韓 "전시행정 치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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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첫 토론대결 '팽팽'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7일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의 토론회에서 첫 대결을 펼쳤다. 두 후보는 이날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를 통해 △서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광산업 육성 △무상급식 △공교육 강화 △4대강 사업과 한강 수질개선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섰다. 오 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비롯한 지난 4년간의 정책 성과를 강조한 반면 한 후보는 전시행정에 치우쳤다고 비판했다.
무상급식·세종시·4대강 등 현안 놓고 첨예 대립
◆오 "관광객 30% 늘어" vs 한 "환율 덕"한 후보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반포대교 분수 건설,해외홍보 등 전시행정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고 오 후보는 적극 반박했다. 오 후보는 "반포분수 건설에 177억원이 들어갔지만 서울을 보여주는 해외 보도영상물에 자주 등장하는 '랜드마크'가 됐다"며 "특히 서울 전반의 디자인 변화와 디스커버리 채널 등을 통한 적극적인 서울 홍보로 관광객이 30%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관광객 증가는 환율 덕"이라고 공격한 뒤 "현재 은퇴 시기를 맞은 베이비 부머 세대와 취업난을 겪고있는 20대들을 위한 예산 배정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상급식도 도마 위에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 논란이 일었던 무상급식 문제에서도 두 후보의 견해차가 뚜렷했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보다는 공교육 강화에 정책의 방점을 뒀다. 그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해 줄 돈이 있다면 차상위 계층에 속한 학생들의 학교 준비물을 지원해주는 등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돕는 데 써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한 후보는 한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들의 명단을 공개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부모의 가난을 증명해야만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아이들에게 자존심과 배고픔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맞섰다. ◆세종시,4대강 대립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을 둘러싼 두 후보의 충돌은 여야 대결의 축소판이었다. 오 후보는 "4대강 사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사업을 한꺼번에 할 것이 아니라 낙동강과 영산강 정도를 (대통령) 임기 중 먼저 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4대강 사업의 내용은 처음 추진하던 운하사업과 다를 게 없고,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삽질사업"이라며 맹비난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도 한 후보는 원안을,오 후보는 수정안을 각각 지지했다. 한 후보는 "세종시 문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철학과 대전제를 기본으로 삼고 생각해야 하는 문제로,당에 원안 통과를 조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 후보는 "도시는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가능해야 자족할 수 있다는 것이 도시를 경영해본 경험의 결과"라며 "행정부처 몇 개 옮겨가는 안으로는 당초 취지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