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과거 수익률에 집착하지 말라

● 펀드투자 ABC
장기투자는 기본…환매제한과 기간·수수료 살펴야
우리는 이미 저금리 · 고령화 시대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를 넘어섰고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연 2%대에 진입했다. 노후 생활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주식형 펀드는 노후를 준비하는 최선의 수단으로 꼽힌다. 장기 분산 투자할 경우 어떤 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다준다. 실제 주식형 펀드는 2004년 말 8조원대에서 지난달 말 117조원대로 급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펀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데다 원금을 회복하려는 환매가 일어나고 있지만 펀드만한 대안이 없다.

◆왜 펀드인가2003년 이후 펀드가 급성장한 이유는 우선 저금리 영향이다. 지금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로 추락하면서 돈 굴릴 데가 없는 실정이다. 시중에는 돈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시중 부동자금은 6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펀드는 나름대로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예금은 경제 규모의 성장을 따라갈 수 없지만 펀드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그 흐름을 같이해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다. 또 직접투자로 인한 개별 종목 투자의 위험을 간접투자인 펀드로 넘길 경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전문가가 시장의 변화와 흐름에 개인보다 더 잘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펀드의 종류도 늘어나 국가별,상품별,종목별로 다양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위험 분산의 효과도 볼 수 있다.

다만 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상품이다. 예금과 달리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 이자도 약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예금통장에 돈을 넣어 놓고 편안하게 잠을 잔다면 그런 사람은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 지금은 편하지만 수년 뒤에 본인 자산의 가치가 자신도 모르게 하락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 요령

펀드 투자 요령은 우선 자신의 투자성향을 알아야 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유행을 따라가는 투자는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또한 세계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정확한 판단과 지식은 아니더라도 세상이 돌아가는 내용에 관심을 갖고 뉴스가 나의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 수익만 우선시 말고 환매 제한 기간과 조건 등도 살펴봐야 한다. 펀드는 들어갈 때도 중요하지만 나올 때가 더 중요하다.

수수료도 잘 챙겨야 할 것 중 하나다. 예금과 달리 펀드에는 수수료가 있어 적다고 무시하다가는 수수료의 무덤에 갇히고 만다. 가입 때 수수료뿐 아니라 환매 때 수수료도 챙겨봐야 하며 드러나지 않는 수수료도 있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과거의 수익률에만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수익률은 참조일 뿐 나의 수익은 들어간 날로부터 미래의 수익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늬만 따라가선 안 된다. 얼마 전 금융투자협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펀드 선택 기준은 판매사와 운용사의 인지도가 55%다. 외모에 따른 선택은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분산과 장기 투자의 개념을 펀드에 적용해 긴 안목에서 여유자금을 굴려야 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도움말=정복기 시티 프라이빗 뱅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