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 리포트] 잘만테크, 3D바람 타고 '편광필터' 주문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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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업체와 2곳만 원천기술 보유…노트북ㆍ의료장비에 많이 쓰여지난 7일 서울 가산동에 있는 아파트형 공장 대륭테크노타운 3차 빌딩.이곳 10층이 잘만테크 본사 겸 생산공장이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대여섯 명의 직원이 빨간 안경을 쓰고 LCD모니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특수 편광필터를 부착해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3D 모니터를 검사하는 라인.
올 적자 탈피…영업익 60억 기대
이곳에서 편광필터를 부착한 3D 기기는 국내와 대만 등의 모니터,노트북 제조업체 브랜드를 달고 전 세계로 팔려나간다. 작년 한 해 동안 이곳에서 만든 3D모니터는 4500대.지금은 한 달에 1500대가량을 만들어내고 있다. "월 생산능력이 8000대인 것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죠.하지만 두고 보세요. 하반기부터는 풀가동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대박이 날 겁니다. " 이영필 잘만테크 사장(62)은 이같이 자신했다.
영화 '아바타'의 흥행 이후 잘만테크는 국내 3D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강소기업이다. 3D편광필터의 글로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기술은 잘만테크와 일본 '아리사와' 두 회사만 갖고 있다. 전 세계에서 편광필터 방식(TV · 모니터 · 노트북 패널에 특수글라스를 부착하는 것)으로 디스플레이 기기를 만들려면 아리사와나 잘만테크 제품을 반드시 써야 한다.
◆'PC 쿨러' 선두주자에서 3D 기업으로잘만테크의 '본업'은 PC의 냉각장치인 '쿨러'다. 이영필 사장은 변리사로 활동하던 1999년,소음을 최소화한 제대로 된 쿨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차렸다.
잘만테크가 만드는 쿨러는 PC 완제품에 쓰이는 범용 제품과 달리 게이머 등 컴퓨터를 직접 조립해 쓰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제품.전 세계 PC 마니아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지금도 미국,러시아,프랑스,독일 등지에서 시장점유율 30%를 웃돈다.
'잘나가던' 쿨러 제조 회사였던 잘만테크가 3D 분야에 뛰어든 것은 2006년.한국전자전시회에서 3D 필터를 선보인 '비노니스'를 눈여겨 본 이 사장은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쿨러만으로 406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새 성장 동력이 필요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3D 편광필터사업 초기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2007년 10월 월 4000대의 3D모니터 양산체제를 갖췄지만 한 달에 200~300대 팔리는 게 고작이었다. 잘만테크를 살린 것은 영화 아바타였다. "크리스마스인 작년 12월25일 밤 12시 혼자서 아바타를 보러갔죠.드디어 3D산업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
실제로 아바타의 흥행 이후 잘만테크에는 주문이 밀려들었다. 콴타 등 대만의 모니터 · 노트북 제조기업 4곳과 일본기업 4곳에서 3D편광필터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3D편광필터를 시력검사용 기기에 응용한 기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이를 계기로 잘만테크는 프랑스 시력검사기기 제조기업인 르노에 110만달러 상당의 편광필터를 공급하는 계약도 따냈다. ◆올해 3D사업 매출 170억 목표
현재 3D시장 가운데 가장 빠르게 커지는 분야는 TV다. 3D TV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소니 등은 잘만테크의 편광필터 방식과 달리 셔터글라스 방식(TV에서 보내는 신호를 특수안경을 이용해 3D 영상으로 전환하는 것)을 채택하고 있다. 3D TV시장의 표준경쟁에서 잘만테크 기술이 밀린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TV 쪽에서는 셔터글라스 방식이 대세를 이루겠지만 크기가 작은 모니터,노트북과 영화촬영용 디스플레이,의료장비 등에는 편광필터 방식이 많이 쓰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잘만테크는 올해 경영목표를 매출 670억원,영업이익 60억원으로 정했다. 지난해(매출 390억원,영업손실 49억원)보다 매출은 280억원,영업이익은 100억원 이상을 더 내겠다는 것.이 가운데 3D사업부문 매출은 작년 25억원에서 올해 170억원,내년 5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이태명/심은지 기자 chihiro@hankyung.com
스몰캡='small capital'의 약자. 상장 또는 등록된 시가총액이 작은 회사들로 중소형주를 뜻한다. 예전에는 회사 규모를 자본금 기준으로 분류했으나 최근에는 주로 시가총액 기준으로 분류하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