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1나눔] (37)에쓰오일, "우리 아이 장애 이겨냈어요"…기적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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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하트-하트윈드 오케스트라'"대니 정 같이 유명한 색소폰 연주가와 우리 아들이 한 무대에 서다니 꿈만 같네요. 이보다 더 큰 어버이날 선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지적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바이올린을 쥐어준 지 13년.전 세계적으로 125번이나 리메이크 된 가스펠송 분위기의 'You raise me up'을 연주하는 아들 주정훈군을 바라보는 어머니 김현주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이 주최하고 에쓰오일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후원한 '하트-하트윈드오케스트라의 희망나눔콘서트'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하트-하트윈드오케스트라는 지적장애 청소년 30명으로 구성돼 일명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린다. 이들은 주페의 '경기병 서곡',영화 미션의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에 이어 색소포니스트 대니 정과 함께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Dreams of Heaven' 등을 협연하는 기회를 가졌다. 단원들이 앵콜곡 '어머님 은혜'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끝내자 객석을 메운 500여명의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지적장애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삶을
지난해 7월 말 하트-하트재단의 장진아 사무국장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유일의 국제 관악제인 제주국제관악제를 보름여 앞둔 상황에서 경비를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차에 에쓰오일이 매년 5000만원씩의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장 사무국장은 "우리 오케스트라의 경우엔 단원 한 명당 보호자 한 사람이 꼭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곱절 이상 든다"며 "경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참가를 포기하려던 순간에 에쓰오일의 지원 소식이 가뭄 끝 단비처럼 들려왔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사회봉사단장인 김동철 수석부사장은 "그동안 취약했던 장애인 분야 지원 확대를 검토하던 중 하트-하트윈드오케스트라를 알게 됐다"며 "수천번의 연습을 통해 만들어내는 이들의 연주에 감동해 회사 기부위원회도 흔쾌히 신규 사업 지원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제주국제관악제에 참가한 뒤부터 하트-하트윈드오케스트라엔 반가운 소식들이 이어졌다. 스스로 신발끈조차 묶기조차 힘들었던 지적장애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작년에 대학에 진학한 단원이 6명이나 됐다. 올초엔 중국 최대 자선 기관인 중화자선총회의 초청으로 상하이와 칭다오,베이징에서 순회공연을 가졌다. 문턱이 높기로 유명한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 것 역시 청소년 오케스트라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공연을 마치고 올해 후원금 5000만원을 전달한 백남제 에쓰오일 상무는 "하트-하트윈드오케스트라에 자식을 입단시키는 게 지적장애아 부모님들의 꿈이라고 한다"며 "음악적 재능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음악교육비를 지원하고 오케스트라에 대한 지원규모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햇살나눔 캠페인
에쓰오일은 '햇살나눔 캠페인'이란 이름 아래 '영웅','환경','지역사회' 등 3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웅지킴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06년부터 소방관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순직 소방관 14명의 유족에게 각각 3000만원의 위로금을 전달했으며,순직 및 장애로 인해 퇴직한 소방관들의 자녀 400명에게 교육비 300만원씩을 지원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2008년 5월부터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고 멸종위기에 놓인 천연기념물을 보호하는 '천연기념물 지킴이'프로그램도 전개 중이다.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두루미 보호를 위해 강원도 화천 및 철원 지역에서 서식지 보존,모이주기,치료약품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올해부턴 어름치 보호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지역의 발전 없이 회사의 발전도 없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지킴이'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07년 지역 기업 최초로 에쓰오일 울산복지재단을 설립,지역사회복지 시설 및 단체 후원,벼 수매를 비롯한 농민지원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문화 후원활동도 적지 않다.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를 기리는 오영수문학상을 1993년부터 17년째 후원하고 있다. 울산지역 아마추어 미술동호인들의 축제인 '아름다운 눈빛미술제'는 에쓰오일의 지원으로 싹을 틔워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에쓰오일 전체 임직원의 84%에 달하는 2100여명이 전국 사업장별로 100여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정기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월 급여에서 1만원 미만의 자투리를 떼어 기부하는 급여우수리 나눔엔 1300명이 참여,담도폐쇄증 어린이 환자들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1500여명이 1인1나눔계좌 갖기운동에 동참,매달 1500만원가량을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