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급락…때는 왔다"

주식형펀드로 이틀새 776억 U턴
'큰손' 사모펀드가 자금유입 주도
시중 부동자금이 주가 급락을 이용해 주식형펀드로 빠르게 재유입되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가나 거액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모펀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져 관심을 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6일 307억원 순유입됐다. 4일 469억원 순유입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이다. 이틀 연속 들어온 것은 코스피지수가 1600선 아래로 밀려난 지난 2월2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유입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지난달 월간 사상 최대(3조9700억원)의 자금 유출이 나타났지만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600선대 중반까지 밀리자 펀드 자금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주로 '큰손'들이 이용하는 사모펀드가 전체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을 주도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50인 미만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펀드로,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와 구분된다. 사모펀드는 지난달 3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7억원이던 사모펀드 순유입 규모는 이달 3일 273억원,4일 113억원으로 커졌고 6일엔 470억원으로 확대됐다. NH-CA자산운용과 칸서스자산운용이 지난 6일 각각 20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형 사모펀드를 새로 만들었고 유리자산운용도 100억원짜리 펀드를 신규 설정했다.

사모펀드의 자금 유입 증가는 주로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노동부 등이 운용하는 연기금이 증시 급락에 따라 자금 집행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거액 자산가들의 '스마트 머니'도 저가 매수를 위해 PB 고객 전용 사모펀드로 유입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2007년 1600~1700선 사이에 유입된 자금은 이미 상당부분 손바뀜이 이뤄진 상황에서 환매는 잦아든 대신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신규 자금이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모펀드보다 반 박자 빨리 움직이는 사모펀드가 순유입 기조로 돌아선 상태여서 공모펀드도 자금 유입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학습효과로 인해 주가가 빠지면 적립식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