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보다는 車…현대차그룹주 펀드 '고속질주'

조정장에도 1개월 수익률 5.5%
삼성·LG그룹주 펀드는 부진
현대차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이 현대 · 기아차의 탄탄한 실적에 힘입어 고속질주하고 있다.

9일 금융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주 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은 5.52%(6일 기준)로 그룹주 펀드 중 가장 높았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0.63%)은 물론 그룹주 펀드 중 2위인 LG그룹주 펀드(2.96%)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익률이다. 1주일 수익률에서도 최근 증시 급락으로 삼성그룹주 펀드(-2.05%),LG그룹주 펀드(-0.07%) 등 대부분 그룹주 펀드가 손실을 입은 반면 현대차그룹주 펀드는 유일하게 1.19%의 수익을 올렸다. 개별 펀드에서는 '대신자이언트현대차그룹' 펀드가 한 달간 8.75%의 수익을 내 그룹주 펀드 중 1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주 펀드의 좋은 성과는 현대 · 기아차 주가가 최근 유럽발 악재로 인해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1분기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오른 덕분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3월 말 11만5500원이었으나 1분기 깜짝 실적발표와 4월 자동차 판매실적 증가를 발판으로 20% 가까이 올라 지난 4일 사상 최고가(13만8000원)를 경신했다. 기아차도 최근 한달 새 15% 가까이 올랐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룹주 펀드는 해당 그룹을 둘러싼 시장 상황과 주가가 그대로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며 "자동차 업황이 워낙 좋고 현대 · 기아차의 2분기 예상 실적도 긍정적이어서 수익률이 당분간 평균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룹주 펀드의 대표격인 삼성그룹주 펀드는 최근 들어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은 0.43%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에도 뒤처졌다.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한 달 동안 1.9% 오르는데 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가 최근 한 달 동안 주춤한 때문"이라며 "현대차그룹주 펀드의 성과가 워낙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저조해 보이지만 코스피지수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