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튤립 투기'…마늘값 2년새 100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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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세력 몰려 물량 싹쓸이작황 불황에 투기자본의 매점매석까지 겹쳐 중국의 마늘값이 돼지고기값을 추월하며 2년 새 100배 치솟았다. 한국으로의 수출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으나 다음 달 올해 생산량이 출하되면 뜀박질하던 가격은 다소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수입價도 1년새 4배↑
10일 관영 신화통신은 최근 마늘이 일반 시장에서 ㎏당 19위안까지 거래되며 돼지고기(㎏당 14위안)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매시장에선 20㎏짜리 한 자루가 2년 전만 해도 2~3위안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190위안을 웃돌면서 최대 100배가 뛰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농산물유통공사(aT) 칭다오사무소 고정희 소장은 "작년 8월부터 시작된 마늘가격의 오름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냉해피해를 입은 지역이 많은 데다 큰손들이 밭떼기로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어 올해 마늘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과 올해 마늘 투자로 재미를 본 투기세력들이 올해는 대규모로 투자단을 결성해 마늘을 입도선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음 달부터 햇마늘이 본격 출시될 예정이어서 마늘가격은 일단 꼭지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고 소장은 분석했다. 그는 "마늘투기는 산둥성 허난성 등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저장상인이나 원저우상인 등 특정 상단이 아니라 각 지역의 토착세력들이 돈을 모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햇마늘이 나와도 한국으로 수출하는 마늘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엔 t당 1490달러(운송 · 포장비 등 포함),지난 3월엔 t당 1350달러(운송 · 포장비 포함)에 수입물량이 낙찰됐다. 한 해 전엔 t당 320달러였다. 고 소장은 "마늘품종과 매월 시세에 따라 또 수입규모에 따라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수입가격에 그대로 반영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허난성에 나온 햇마늘이 500g당 2.5~4.0위안에 거래되고 있어 작년 햇마늘 첫 출시가격(500g당 1.5위안)을 크게 웃돌았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재배면적이 20% 늘어나 햇마늘이 본격 출시되는 다음 달부터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이겠지만 작년 작황 불황으로 재고물량도 없어 생각만큼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