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레이더] 안도랠리 연장…1700선 탈환 시도

11일 국내 증시는 안도랠리를 이어가며 1700선 탈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유로지역의 정책적 대응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대한 위기감이 해소되면서 모든 지수가 폭등세를 보여 지난주 폭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4.71포인트(3.9%) 오른 1만785.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48.85포인트(4.4%) 상승한 1159.73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109.03포인트(4.81%) 오른 2374.67을 나타냈다.

위기의 주범인 유럽 일부 국가들도 9%를 넘는 폭등세를 연출하며 안도랠리를 펼쳤다.유럽연합(EU)이 사상 최대인 7500억유로(112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훈풍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원 방안에 따르면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4400억유로를 마련하고 EU 집행위원회가 예산에서 600억유로를 조성, 총 5000억유로 규모의 재정안정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EU 총 지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2500억유로까지 추가 지원에 나선다.

다만 구제금융기금의 규모가 생각보다 커 시장의 공포를 누그러뜨릴 수는 있지만 어떤 조건에서 이런 합의를 끌어냈는지 확실치 않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이번 유럽발 재정위기로 한때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스피지수 1600선대의 지지력이 견고하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이를 재확인하는 과정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단기 하락폭이 컸던 은행주(株)에 대한 긍정적 대응과 함께 반도체 및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에 대한 분할매수 전략을 권하고 있다.

◆ 동양종금증권 "반등 구간..금융·기계 업종에 관심"동양종금증권은 증시가 최근 급락에 따른 회복세를 나타내는 과정에서 낙폭이 컸던 금융 및 기계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ECB(유럽중앙은행)와 유럽 재무장관 회의가 패닉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고, 해당 지역의 채권 금리와 같은 지표들이 시장의 불안이 빠르게 진정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 역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급락에 따른 회복 구간이 도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증시의 업종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지난주 낙폭과 전날의 반등폭 사이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 비춰, 현재 반등은 일정부분 과도한 하락 속도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한 주간 낙폭이 상대적으로 과도했던 금융업종과 기계업종 등에 대해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신한금융투자 "코스피 1700~1750선 복귀 기대"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지수가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1660.83)을 지지선으로 1700~1750선의 박스권 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하락 폭이 컸던 은행주(株)에 대한 긍정적 대응을 주문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리스발 재정위기의 해결 주체가 부각됐고, 급격하게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안정화됨에 따라 지수는 추가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다만 외국인 수급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일차적인 반등 목표치는 지난주 주가가 과도하게 반영했던 불확실성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지수는 경기선인 120이동평균선을 지지선으로 1700~1750선의 박스권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기 하락폭이 컸던 은행주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제시한다"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에 대한 분할매수 전략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하나대투증권 "유로존 신용위기 사실상 종결..안도랠리 예상"

하나대투증권은 유럽연합이 시장안정 기금을 조성키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유로존 신용위기는 종결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증시 역시 안도랠리를 어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정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안도랠리 이후 트레이딩 밴드를 결정하는 시험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이 또다른 침체로 빠지지 않는다면 국내증시의 1600선에 대한 견고한 지지대가 확인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도랠리 이후 전략은 주식비중을 조절하면서 진입시점과 주도업종을 탐색하는 쉬어가는 장세에 맞출 것을 권고했다.박 연구원은 "다만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이라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면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긴축정책 기조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외국인의 수급은 다소 시장에 비우호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