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기술 국산화…설계 로열티 500억 아낀다

현대·삼성·GS건설 등 38곳참여
풍향 DB·지진제어장치 개발
'인천151타워' 첫 적용 가능성
건설사들이 정부 연구기관 등과 함께 추진 중인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 설계 국산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민간건설사 정부 연구기관 등의 전문가로 작년에 구성된 초고층복합빌딩사업단은 초고층 빌딩 설계의 핵심인 지진제어장치를 올해 초 개발,시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빌딩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풍향 분석을 마치고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끝냈다. 초고층복합빌딩사업단 관계자는 "개발된 핵심 기술들은 실제 빌딩설계에 적용하는 단계까지 완료됐다"며 "연구 성과를 실제 적용하기 위해 국내에서 추진되는 초고층빌딩 건축주와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테스트 베드(실험적용 대상) 빌딩으로는 인천 송도신도시의 인천151타워와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산 초고층빌딩 설계 기술로 설계 용역을 따내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국산설계 적용 빌딩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적극 검토 중이다.

제해성 아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일부 국내 시험 기술을 적용하면 용적률 등 사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초고층 빌딩 건립을 추진하는 발주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초고층복합빌딩사업단은 시공 등의 분야에선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설계(미국),지진제어(일본),유지 및 에너지관리(유럽) 등에선 선진국의 60% 수준에 머무르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구성됐다.

현대,삼성,GS,대우,포스코건설 등 38개 민간업체가 655억원,정부가 814억원을 각각 들여 2015년까지 초고층빌딩 건축 핵심기술을 대부분 국산화하겠다는 게 목표다. 국토부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끝나는 2015년엔 전 세계 초고층빌딩 시장의 15~30%를 차지할 것"이라며 "현재 초고층빌딩 1곳당 설계로만 해외로 나가는 200억~500억원이 국내에 머무를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최근 국내에서 지어진 초고층 A빌딩은 시공을 제외한 설계 등의 용역비가 총 424억원이었는데 이 중 350억원이 해외로 나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