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43초…세계서 가장 빠른 인천공항 입국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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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제치고 '세계 최고 공항상' 5년 연속 수상일본 유럽 미국 지역 선진국 공항들이 인천국제공항을 배우기 위해 앞다퉈 인천을 찾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최고공항상' 5회 연속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천공항 배우기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 상은 항공업계에선 공항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자랑한다. 인천공항은 13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국제공항협의회(ACI) 서비스평가 발표'에서 싱가포르 홍콩 푸둥공항 등을 제치고 시상대에 오른다.
환상적인 환승 서비스…日서 인천 거쳐 파리갈때 日보다 2101弗·3시간 줄어
화물통관, 대만보다 3배 빨라
◆경쟁력1=출입국 소요시간인천공항의 경쟁력 중 가장 돋보이는 항목은 신속한 출입국 심사 서비스다. 인천공항의 출입국 심사 서비스 목표는 '출국 45분, 입국 40분 이내'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실제 소요시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 조사 결과,인천공항은 '출국 15분40초, 입국 12분43초'에 불과했다. 국제민간항공 권고기준(ICAO)인 '출국 60분 이내 처리, 입국 45분 처리'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빠르다. 공항 직원들의 빠른 손과 감각,첨단 정보처리시스템이 비결이다. 홍콩 싱가포르 등도 국제 권고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가장 빠른 곳은 역시 인천공항이었다.
윤한영 인천공항 운영총괄팀장은 "공식적으로 비교할 만한 데이터는 없지만 세계 공항 관계자와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거의 다 '인천공항이 가장 빠르다'는 의견을 내놓는다"고 전했다.
◆경쟁력2=환상적인 환승자동차부품 무역으로 해외에 자주 나간다는 일본인 마이치 히로(45)는 인천공항의 최대 장점으로 환승을 꼽았다. 그는 "중국 푸둥공항이나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환승할 경우 수하물을 되찾아 다시 환승 항공기에 맡겨야 하지만 인천공항은 자동처리된다"고 말했다. 여행자에게 수하물 찾기와 부치기가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알지 않느냐는 게 마이치의 설명이었다.
그는 항공비용도 적게 든다고 했다. 후쿠오카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기 위해 나리타공항에서 환승하면 비행시간 17시간45분에 4078달러의 항공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후쿠오카에서 인천공항을 거칠 경우 14시간50분,1977달러가 소요된다. 여행시간은 2시간55분,항공비용은 2101달러가 절약되는 셈이다. 중국 칭다오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갈 경우에도 푸둥 대신 인천을 거치면 3시간이 절약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같은 장점이 국제적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환승객 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520만명을 기록했다. 푸둥과 나리타 등 경쟁 공항을 앞질렀다. ◆경쟁력3=물류허브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알려지면서 인천공항 자유무역지대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네덜란드계 ASML과 세계 항공운송 2위인 쉥커(독일), 세계 2위 미국계 물류시설 개발업체인 AMB를 비롯한 외국계 물류기업 25개사와 국내기업 167개사가 이곳에 들어왔다.
특히 지난해 ASML이 아시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물류기지를 인천공항에 통합,물류비를 20% 감축한 사례는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ASML의 인천공항 물류 책임자인 김용준 이사는 "인천공항을 허브기지로 택한 이유는 싱가포르와 대만공항은 화물통관에 2~3일 정도 걸리지만 인천공항은 휴일 없이 24시간 체제로 통관이 이뤄져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주, 유럽, 중동을 논스톱으로 운항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도 있어 영국 일본 등의 다국적 물류기업들과 미주,호주,네덜란드 등을 거점으로 한 화물항공사들이 인천공항으로 화물기 증편을 서두르고 있다.
◆놀라운 성장지표들
개항한 지 10년도 채 안 된 인천공항은 경쟁공항이 깜짝 놀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개항 첫해인 2001년 30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은 작년 1조1858억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인천공항은 후발 공항임에도 화물운송은 홍콩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여객도 12위이다. 인천공항의 성공 비결에 대해 윤영표 인천국제공항공사 운영본부장은 "신속한 출입국 심사와 세관검색,통관,다양한 항공노선,친절한 서비스,간편하고 신속한 환승 · 환적이 하나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