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벙커심리' 확산…만기 변동성 '주의'

12일에도 남유럽발(發) 재정위기 여진이 계속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했다.

유럽연합(EU)의 재정안정 프로그램 발표 이후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면서 투자심리 약화와 함께 시장 주도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급변동을 보인 뒤 일단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기 전까지 신중하게 관망하는 '벙커심리'(Bunker Mentality)가 당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 문제가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합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는 했지만 세부적인 상황에서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따져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증시가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코스피지수 1600선대에서 상황에 대한 관망심리가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남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출구전략 시행이 늦춰지고, 주식시장의 '버블'을 막는 긍정적 효과를 감안한다면 지금이 주식 비중을 늘릴 절호의 기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팀장은 "역으로 말하면 장기적으로 남유럽 재정위기 리스크가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개월째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한 배경에도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깔려 있듯이 출구전략 시행이 늦춰지고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다면 지금이 주식 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 변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난달까지 두 달여간 국내증시가 단기급등한 데다 1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 되면서 모멘텀 공백기에 접어든 상태"라며 "이달 중순까지 기본적으로 시장을 이끌 별다른 동력이 없는 상황인 만큼 숨고르기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민 팀장은 또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급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옵션만기일인 13일 지수의 급변동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핵심 업종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기본에 충실한 대응을 하는 동시에 만기 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코스닥시장의 중소형 우량 종목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