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비행장 주변 고도제한 완화] 수원 권선구 일대 '매물 회수'

청원, 아파트 이미 들어서 효과 반감
주변 부동산 희비 엇갈려
군 비행장 주변 고도제한 완화는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비행장 인근의 산 높이 등에 따라 고도제한 완화 정도가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공항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영장산 뒤쪽 신흥동 신흥주공아파트다. 2003년 조건부 안전진단을 통과해 15층까지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고도제한 완화로 최고 30층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현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가격은 주춤한 상태다. 고도제한이 완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1년 전 5000만원 이상 급등했지만 지금은 약보합세다. 호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신흥주공 76㎡는 4억1000만~4억2000만원,82㎡는 4억3000만~4억4000만원,89㎡는 4억7000만~4억8000만원,92㎡는 5억3000만~5억4000만원 선이다. 인근 산성재개발 구역에서는 70㎡ 안팎의 지분을 가진 단독주택이 3억1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중원구 중동 매니저공인 관계자는 "1~2개월 전부터 매물이 증가했다"며 "고도제한 완화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사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전했다. 반면 태평1동 · 수진1동 등 서울공항과 가까워 고도제한 완화 혜택을 별로 받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와 집주인들이 한꺼번에 실망 매물을 쏟아내면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원시는 공군기지 서쪽에 자리잡은 성황산(140m) 뒤쪽 권선구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권선구 권선동과 인계동의 경우 고도제한 완화가 이뤄진 비행안전 5구역과 비행안전 6구역에 해당한다. 고도제한으로 상업지역인데도 건물 평균 층수는 3층을 넘지 않고 있다.

인근의 옥토공인 최병문 대표는 "고도제한이 풀려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발표를 앞두고 매물을 회수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청주비행장 인근 청원군 오창읍 태영공인의 권태수 대표는 "대부분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고도제한 완화로 재건축이 활발하게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행장 인근에서 고도제한이 풀리는 토지 소유주들에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