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두 그린손보 회장,주주에게 편지

[한경닷컴] 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이 2009 회계연도(작년 4월∼올해 3월) 실적과 향후 회사의 전략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편지를 주주들에게 보냈다.

13일 그린손보에 따르면 전문 투자자 출신인 이영두 회장은 네 장에 걸쳐 솔직하고 상세한 편지를 주주들에게 썼다.그린손보는 이날 작년 회계연도에 재무제표상으로 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은 편지에서 “실질적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인 8%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139억원 이익을 냈고 지급여력 비율도 158%에 달했다”고 알렸다.그는 “적자 공시를 한 것은 자산운용 이익 중 215억원이 포괄손익으로 계상됐기 때문”이라며 “기업회계 원칙상 보유 증권 평가이익은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지난해 그린손보의 자산운용 이익은 투자이익(유가증권 실현 이익) 518억원과 포괄이익 215억원 등 733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보험영업은 아직 실망스럽다고 고백했다.그린손보의 작년 보험부문 적자 목표는 300억원이었는데 실질적 보험적자가 663억원에 달했다.이 회장은 인수심사 능력이 미숙하고 설계사 영업망이 약하다 보니 국내 보험사 중에 가장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적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요타가 세계 1위 회사가 되려고 서두르다 어려움을 겪듯이 그린손보도 2006년에 능력을 벗어나는 성장을 추구하다가 손해율 상승이라는 후폭풍을 맞고 있다”고 털어놨다.이어 “금융위기 과정에 지급여력 비율을 높이기 위해 639억원을 증자하는 바람에 자본금이 너무 커졌으며 자사주 매입이나 유상감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줄여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그린손보는 보험부문에서 회사의 능력을 벗어나는 성장보다는 현명한 성장(smart growth)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5년 정도의 투자기간을 가지되 국내 최고의 수익률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 주주의 초대장을 보내고 싶다”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