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또 유혈사태…美·英·日 대사관 업무중단

비상사태 선포 17개주로 확대
태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레드셔츠)의 조기 총선 요구를 다시 거부하면서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새벽부터 오후까지 라차프라송 거리 주변에서 군 보유 물대포와 차량을 탈취해 불을 지르고 폭죽을 쏘면서 군경의 봉쇄 작전에 맞서고 있다. 정부는 시위대가 지난 두 달 동안 점거하고 있는 라차프라송 거리를 전날 밤 전격 봉쇄하면서 인근에 실탄으로 무장한 저격수까지 배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물과 전기 공급을 끊고 휴대전화와 대중교통 서비스도 중단했다.

수도 방콕 등 2개 지역에 이미 발령됐던 비상사태가 동북부 15개주에도 추가 선포됐다. 군경과 시위대 간의 유혈 충돌로 5명이 숨지고 기자 등 40여명이 부상했다. 특히 반정부 시위대의 강경파 지도자인 카티야 사와스디폰 전 특전사령관이 전날 의문의 총격을 받아 혼수 상태에 빠지면서 시위대도 과격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미국,영국,일본,네덜란드 대사관도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콕 주재 한국 대사관은 정상적으로 비자발급 등의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