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 "내가 한물 갔다고?"…첫날 5언더 맹타

올 첫 메이저 한국여자오픈
공동선두…최근 2년 우승 없어
서희경은 4오버파 중위권

올 시즌 국내 여자골프 첫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의 주인공은 서희경(24 · 하이트)도,유소연(20 · 하이마트)도 아니었다. 2008년 상반기 2승을 거둔 이후 우승이 없었던 홍란(24 · MU스포츠)이었다. 홍란은 '2년 무관'의 아쉬움을 날려버리려는 듯 맹타를 휘두르며 통산 3승을 향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홍란은 14일 경북 경주 디아너스CC(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버디 7개,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은주(17 · 대전체고)와 함께 공동 선두를 기록했다. 김보경(24 · 던롭스릭슨)과 국가대표 상비군 김수연(16 · 경북 오상고)이 선두에 1 타 뒤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홍란은 2008년 6월 레이크사이드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우승컵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한창 잘나가는' 선수에서 지난해 상금랭킹 13위로 밀리며 '한물간' 선수로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홍란은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이 100%에 달해 '드라이버 퀸'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지난주 조윤희 언니가 '드라이버는 세게 치면 똑바로 나간다'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볼이 페어웨이에 착착 떨어졌다"며 "그린이 넓고 언듈레이션이 많지만 롱 퍼트가 잘 들어가 스코어가 좋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버지 홍춘식씨가 모처럼 캐디로 나선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아빠와 함께 나서면 늘 편안하다"며 "퍼트 라인을 함께 봐 주셔서 확신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서희경 · 유소연 · 김혜윤(21 · 비씨카드)조는 부진했다.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우승자인 유소연이 1언더파 71타(공동 10위)를 기록해 그나마 순조롭게 첫 라운드를 마쳤다. 지난주 러시앤캐시 채리티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었던 김혜윤은 2오버파 74타로 공동 34위에 머물렀다. 연습 라운드 도중 왼 발목이 다친 서희경은 4오버파 76타로 공동 65위까지 처졌다. 서희경이 한 라운드에 76타를 친 것은 지난해 9월 LG전자여자오픈이후 8개월 만이다. 서희경은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은 각각 58.3%,64.7%로 낮았고 홀당 퍼트수는 1.9개로 많았다. 서희경은 이날 샷을 한 뒤 몸이 뒤로 쏠리는 등 균형이 무너지곤 했다.

경주=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