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뺌하던 골드만삭스 "투명성 높이겠다"

"고객 중시"…경영규범委 구성
일부 자기자본 매매도 중단
파생상품 발행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로 미 금융당국에 의해 제소된 골드만삭스가 '경영규범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실추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제소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 잘못이 없다고 맞서던 데서 자성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볼 수 있다.

15일 마켓워치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고객 중시 경영을 확립하고 경영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을 공개했다. 이 방안 중 하나는 복잡하게 구성된 파생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한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부채담보부증권(CDO)의 발행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제소된 만큼 비슷한 사례를 미연에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발표문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회사와 대중이 느끼는 우리의 역할 및 기업 활동 간에는 간극이 있었다"며 "우리의 기업 활동 전반에 걸친 규범이 질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일부 파생상품의 자기자본 매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골드만삭스가 대출담보부증권(CLO)과 관련한 자기자본 투자를 줄이고 관련 트레이딩 부서를 다른 부서와 합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기자본 매매는 고객 예금이나 신탁자산 대신 금융사가 스스로 조달한 자금으로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을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금융감독 개혁 논의 과정에서 월가 금융사의 자기자본 매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만큼 관련 사업을 자발적으로 줄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자기자본 매매를 통한 수익이 전체의 10%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저소득층에 대한 대출 노력을 해온 시카고의 쇼뱅크를 정상화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블랭크페인 CEO가 채권 금융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1억2500만달러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