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26조원 투자…"장비업체 수혜"(상보)

삼성전자가 2010년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삼성나노시티 화성사업장 16라인 기공식을 열고 시설투자 18조원, 연구개발(R&D) 8조원 등 총 26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사장, 권오현 사장, 이재용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기공식과 관련해 이 회장은 ""지금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고 경영여건의 변화도 심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이러한 시기에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서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에도 성장의 기회가 온다"며 과감한 투자확대를 강조했다. 반도체 16라인에는 완공까지 단계적으로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공식에 앞서 반도체 11조원, LCD(액정표시장치) 5조원 등으로 올해 시설투자 규모을 확대하고, R&D에 8조원 등 총 26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26조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 규모로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들어 글로벌 IT(정보기술)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울러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라인 투자 등을 통해 반도체 3000명, LCD 4000명 등 총 1만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로 반도체·LCD 장비업체들의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장비업체들의 주가가 많이 올라왔다는 우려가 있지만 삼성전자의 투자는 내년에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장비업체들의 수혜와 실적개선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장비투자가 확대되려면 우선 건물이 있어야 하는데, 건물은 짓는데 물리적 시간이 필요해 장비에 대한 투자는 내년에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상무는 "반도체에 대한 공급과잉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설투자의 면면을 들어다 보면 반도체 투자 중 메모리투자는 9조원 정도여서 공급과잉이 발생한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투자가 경쟁업체들을 자극해 4분기에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신규라인은 내년에 완성되기 때문에 반도체 판매가격은 공급과잉 우려로 한번 조정을 받았다가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신규공장 설립 수혜주는 장비업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정인지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