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스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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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 심리학 연구팀에서 부부(혹은 연인) 100쌍을 둘로 나눠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한쪽엔 가벼운 스킨십을 허용하고 다른 쪽엔 막았다. 그런 다음 스트레스에 대해 말하게 했더니 신체접촉이 없던 커플은 있던 쪽보다 혈압과 심장박동 수가 2배 이상 높았다.
미국정신신체학회는 이를 토대로 2003년 '안아주면 건강해진다'고 발표했다. 미국 마이애미 신체접촉연구소 티파니 필드 소장은 스킨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매일 마사지를 받은 조산아들은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체중이 47% 증가했고 퇴원도 6일 빨랐다고 주장했다. 국내에도 비슷한 보고가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미숙아들에게 10일간 하루 세 번 마사지를 해줬더니 체중이 더 빨리 늘고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도 줄었다는 게 그것이다. 호주에선 최근 6개월 이상 모유를 먹은 아이는 훗날 정신건강 문제로 고생할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텔레손 어린이 건강연구소 웬디 오디 박사팀이 추적했더니 모유를 먹지 못했거나 빨리 끊은 아이는 소극적 · 내향적이거나 이유 없는 공격성을 표출한 반면 6개월 이상 먹은 아이는 정신건강과 행복감 지표에서 훨씬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갓 태어난 새끼 쥐를 어미로부터 떼어내면 성장이 저하되는데 그럴 때 어미 쥐가 핥는 것처럼 젖은 붓으로 쓰다듬어 주면 상태가 곧 호전된다고도 한다. 일본의 심리상담사 야마구치 하지메는'아이의 뇌는 피부에 있다'는 책을 통해 어머니의 스킨십은 자신감과 신뢰감,아버지의 스킨십은 사회성을 길러준다고 주장했다. 또 유아기는 물론 유년기와 청소년기에도 부모와 스킨십이 잦아야 긍정적 · 안정적이 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남성은 어른이 돼서도 스킨십,특히 여성의 토닥거림에 힘을 얻는다는 소식이다. 미 컬럼비아대 조너선 리바브 교수팀의 실험 결과 여성이 팔을 만지거나 등을 두드려준 남성은 그렇지 않은 쪽보다 배짱이 두둑해져 투자 등에서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실험결과를 들먹일 것 없이 누군가 손을 꼭 잡거나 어깨동무를 해주면 없던 기운도 솟고 자신감도 생겨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들과 등산이나 영화관람,혹은 함께 식사하면서 소통을 꾀하는 스킨십 경영이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미국정신신체학회는 이를 토대로 2003년 '안아주면 건강해진다'고 발표했다. 미국 마이애미 신체접촉연구소 티파니 필드 소장은 스킨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매일 마사지를 받은 조산아들은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체중이 47% 증가했고 퇴원도 6일 빨랐다고 주장했다. 국내에도 비슷한 보고가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미숙아들에게 10일간 하루 세 번 마사지를 해줬더니 체중이 더 빨리 늘고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도 줄었다는 게 그것이다. 호주에선 최근 6개월 이상 모유를 먹은 아이는 훗날 정신건강 문제로 고생할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텔레손 어린이 건강연구소 웬디 오디 박사팀이 추적했더니 모유를 먹지 못했거나 빨리 끊은 아이는 소극적 · 내향적이거나 이유 없는 공격성을 표출한 반면 6개월 이상 먹은 아이는 정신건강과 행복감 지표에서 훨씬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갓 태어난 새끼 쥐를 어미로부터 떼어내면 성장이 저하되는데 그럴 때 어미 쥐가 핥는 것처럼 젖은 붓으로 쓰다듬어 주면 상태가 곧 호전된다고도 한다. 일본의 심리상담사 야마구치 하지메는'아이의 뇌는 피부에 있다'는 책을 통해 어머니의 스킨십은 자신감과 신뢰감,아버지의 스킨십은 사회성을 길러준다고 주장했다. 또 유아기는 물론 유년기와 청소년기에도 부모와 스킨십이 잦아야 긍정적 · 안정적이 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남성은 어른이 돼서도 스킨십,특히 여성의 토닥거림에 힘을 얻는다는 소식이다. 미 컬럼비아대 조너선 리바브 교수팀의 실험 결과 여성이 팔을 만지거나 등을 두드려준 남성은 그렇지 않은 쪽보다 배짱이 두둑해져 투자 등에서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실험결과를 들먹일 것 없이 누군가 손을 꼭 잡거나 어깨동무를 해주면 없던 기운도 솟고 자신감도 생겨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들과 등산이나 영화관람,혹은 함께 식사하면서 소통을 꾀하는 스킨십 경영이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