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경매 감정가가 시세보다 비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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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경매 시차 커 '주의'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법원 경매에 나온 아파트의 감정가가 주변 시세를 웃도는 사례가 속출해 주의가 요망된다.
18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일 입찰에 부쳐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전용면적 187.7㎡형은 감정가가 28억원에 매겨졌다. 이는 시세인 21억2500만~25억5000만원보다 최고 6억원 이상 높다. 지난 6일 경매에 올랐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대림아파트 전용 148.4㎡형도 감정가가 16억원으로 시세(13억6000만~15억1000만원)보다 비싸다. 경기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아이파크 분당3차 26층 전용 153.4㎡형의 감정가는 14억원으로 시세인 12억~13억원 선보다 최고 2억원 높다. 이 아파트는 2회 유찰된 끝에 지난 3일 감정가의 65.7%인 9억1999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감정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것은 감정평가 시점과 경매에 부쳐지는 시점 사이에 4~6개월의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통상 감정가는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집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6개월 뒤 입찰 시점엔 감정가가 주변 시세를 추월하고 있다.
유찰이 거듭되며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 들어 수도권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액 비율)은 78.1%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처음으로 80% 선이 붕괴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집값이 장기간 내리면 감정평가액이 시세보다 높기 때문에 자연스레 낙찰가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 낙찰가율 하락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