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순이익 9배 급증…하이닉스·대한항공 등 105社 흑자전환

한신평정보, 12월법인 1분기 실적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9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경기 회복에다 최악의 실적을 낸 작년 1분기의 '기저 효과'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한신평정보가 분기보고서 제출 대상 12월 결산 633개사 중 전년 동기 대비 비교 가능한 544개사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은 166조5705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0.09%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4조50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32% 늘었으며 순이익도 15조2055억원으로 849.69% 급증했다. 올 1분기는 전년 동기에 비해 환율이 하락해 환차익이 더해지며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많았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 조기적용 법인으로 아직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32개사를 제외한 수치다. 이들을 포함할 경우 1분기 상장사들은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상장사 순이익은 22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금융업을 제외한 유가증권 상장사들은 지난 1분기 1000원어치를 팔아 76원(영업이익률 7.6%)을 남겼다. 이들 기업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률(3.28%)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1321억원의 매출에 71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이익률 53%를 달성해 최고 수익성을 과시했다. 강원랜드 녹십자 하이닉스 경농 현대백화점 한화타임월드 등도 영업이익률이 25%를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은행 의료정밀 섬유의복 업종의 1분기 순이익이 급증했으며 전기전자 운수창고 철강금속 등은 흑자로 전환됐다. 상장사 부채비율은 181.68%로 전분기 말(180.38%)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이닉스 금호산업 외환은행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105개사가 흑자로 전환된 반면 셀런 두산건설 봉신 세원셀론텍 청호컴넷 등 28개사는 적자로 바뀌었다. 한편 코스닥(806개사) 상장사의 1분기 매출은 18조4502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6.48%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7782억원으로 17배 이상 급증했다. 심텍 비에스이홀딩스 태산엘시디 등 150개사가 무더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도 좋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 담당 이사는 "IT(정보기술) 자동차를 중심으로 2분기 실적도 개선세를 이어간 후 3,4분기는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