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뢰 파편서 北글자 '1번' 확인‥"어느 나라도 부인 못할 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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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日총리와 통화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해온 민 · 군 합동조사단은 북한이 천안함을 격침시킨 물증으로 어뢰 내부에 적힌 '1번'이란 숫자와 글씨를 확보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특히 '1번'이란 글씨는 북한의 글자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 때 세계 어느 나라,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 확실한 물증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 2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이같이 밝힌 후 "천안함 사태는 북한의 소행이 확실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해온 민 · 군 합동조사단은 4개 분과위별로 이뤄진 작업을 마무리하고 20일 오전 이를 발표한다. 조사단은 지난달 초부터 과학수사,선체구조 및 관리,폭발물 유형 분석,정보 · 작전분석 분과위원회 등 4개 분야별로 침몰 원인을 규명해왔다. 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으며 이를 입증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물증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북한은 중국제 '漁-3G' 음향어뢰를 개량해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주한EU(유럽연합)상공회의소 오찬 강연에서 "천안함은 어뢰 폭발로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못박고 "이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단호하고 신중하게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내적으로나 국제무대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를 위해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이어 하토야마 총리와 전화통화를 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 한 · 일 정상은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처리 과정에서 협력해 강력한 국제공조를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다음 주 초 천안함 사태 관련 담화에서 북한의 책임을 적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26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대응 조치를 협의한다. 양국은 이번 사건이 한 · 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대응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응 조치로는 군사 · 금융 · 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부처별로 대북 경협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다음 주 발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천안함 침몰 진상규명을 '남북관계를 파탄시키기 위한 모략소동'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홍영식/장성호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