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국순당 창업주 3남매 막걸리 놓고 신경전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의 3남매가 막걸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배중호 국순당 사장(57 · 첫째)과 배혜정 배혜정누룩도가 사장(55 · 둘째),배영호 배상면주가 사장(51 · 셋째) 얘기다.

그동안 국순당은 백세주 등 약주,배상면주가는 산사춘 등 전통주,배혜정누룩도가는 막걸리를 주력으로 삼았지만 최근 막걸리 열풍 속에 모두 '우리쌀 막걸리'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3남매 중 막걸리를 꾸준히 만들어온 이는 배혜정 사장이다. 2001년 전통탁주의 고급화 · 세계화를 목표로 배혜정누룩도가를 창업한 뒤 첫 제품으로 '부자'를 내놓았다.

'조선 주조사'에 나오는 옛 상류층에서 즐겨 마시던 탁주를 재현한 것으로 주정도수 16도의 병입된 고급 막걸리다. 고가인 탓에 고전하며 시장을 개척해왔다. 일찌감치 수출로 눈을 돌려 2003년부터 일본에 진출했다. 현재 '부자'와 '우곡주' '쌀막걸리' '새색시' 등 대부분의 제품이 막걸리다. 재료는 처음부터 경기미만 사용했다.

이런 배혜정누룩도가로선 최근 국순당과 배상면주가가 잇따라 막걸리를 내놓은 게 썩 유쾌할리 없다. 국순당은 지난해 5월 '국순당 생막걸리'를 출시해 막걸리 시장에 진입했다. 유통기한을 30일로 늘린데다 '전통주 업체' 이미지를 앞세워 지난해 80억원,올 1분기에만 10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수입쌀을 원료로 쓴다는 논란이 일자 지난 4월 말엔 '우리쌀로 빚은 국순당 생막걸리'를 내놓았다.

여기에 불편해진 게 배상면주가다. 지난해 '대포 막걸리'를 내놓은 배상면주가는 국순당에 앞서 지난 2월에 '우리쌀 막걸리'를 출시했다. '우리쌀로 빚은 국순당 생막걸리'와 사실상 이름이 같다.

국순당도 할 말이 많다. 배중호 사장은 최근 한 강의에서 "1992년 퇴계원에서 '바이오탁'이란 막걸리를 내놓았다가 판매구역 제한에 걸려 사업을 접은 적이 있다"며 "당시 판매구역 제한을 없애려고 헌법소원을 내는 등 뛰어다닌 덕에 1995년 제한이 폐지됐다"고 말했다. 막걸리 시장이 커진 데 공헌을 했다는 얘기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배씨 3남매의 경쟁이 막걸리를 세계적인 술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