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nterview]① 곽경택 감독, ‘제2 연평해전’ 영화화…‘최초 3D’ 亞 최강 스태프 무장

2002년 서해 ‘제2 연평해전’ 영화 제작 돌입
총 제작비 180억…국내 최초 3D 블록버스터

2001년 영화 ‘친구’로 관객 820만을 동원하며 한국영화의 붐을 선도한 곽경택 감독이 국내 최초 3D 영화를 제작, 미국 블록버스터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고 나섰다. 특히 과거에는 장르와 작품성에 따라 흥행 勝-敗가 좌우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 영화계에는 이른 바 박찬욱, 이준익, 홍상수 등 ‘인기 감독’들의 이름을 앞세운 작품들에 대한 관객들의 인지도와 관심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친구’, ‘똥개’, ‘태풍’, ‘사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 선보이는 작품마다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곽경택’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 또한 크다.

우정, 사랑, 부성애, 코믹 등 다양한 코드로 흥행 감독으로 자리잡은 곽 감독은 이번에는 ‘전쟁’, 그것도 2002년 실제 서해 앞바다에서 일어난 ‘연평해전’을 영화화할 예정이어서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 블록버스터 3D 영화 ‘아바타’에게 최고 흥행 1위를 내준 상황에서 한국 최초 180억의 3D 영화 ‘아름다운 우리’가 설욕할 수 있을지 기대와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 정치 영화 NO!. 韓 최초 3D 휴먼블록버스터!

“영화의 기본 소재는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때에 발생한 ‘연평해전’을 담고 있어요. 하지만 다분히 정치적인 색깔이 짙은 작품은 아니에요. 젊은 해군들, 그리고 안타까운 전사자들을 향한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제2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0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이 선제 기습 포격으로 발생한 교전으로, 한국 해군 6명이 전사했으며 19명이 부상했다.

이 전쟁을 바탕으로 한 영화 ‘아름다운 우리’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분주한 가운데 만난 곽 감독은 새 영화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전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그런 정치적 영화는 절대 아니에요. ‘연평해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하던 중 실제 일어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이 너무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족들의 슬픔을 통해 많은 것도 느꼈고요. 그래서 휴먼이 담긴 감동 영화를 해보자 했죠.”실제 해전을 소재로 한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 최초, 아니 아시아 최초 3D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가 1300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으며 우리 영화계의 흥행기록을 뒤엎은 것과 관련해, 국내 순수 제작 3D 블록버스터 영화가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낼 지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친구’부터 함께 작업해오고 있는 황기석 촬영감독이 있는데, 드라마 ‘친구’를 준비할 당시, 영화 ‘트랜스포머’를 통해 3G의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차기작은 무조건 3D로 가자 그랬죠. 그 작품이 이번에 ‘아름다운 우리’가 된 것이고요. 아마 아시아를 통틀어 3D에 있어서는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사실 영화 ‘아바타’의 흥행 전까지만 해도 한국 영화계에서 3D 영화에 대한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곽 감독 또한 영화를 준비하던 초반에 반대의 의견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그의 제작시기와 맞물려 미국의 대작 ‘아바타’가 전 세계적으로 3D 돌풍을 일으켰고, 그의 여세에 힘입어 한국의 감독과 제작진, 자본이 투입된 이른 바 ‘한국형 3D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 “나는 영화狂…나를 미치게 만든 한 통의 이메일”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데, 누군가로부터 이메일이 왔어요. 영화 ‘태풍’을 본 후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하게 됐다고. 지금은 해군으로서 열심히 복무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편지를 보면서 ‘아 나도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했죠.”

곽 감독이 이번에 180억이라는 거대 자본과 현빈, 주진모 등 화려한 캐스팅, 그리고 3D라는 최초 시도까지, 모험을 건 대작을 선보이는 데는 바로 그런 이유가 있다.

침체된 영화를 누군가는 살려야 한다는 의무, 영화감독으로서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역사에 기리 남을 사건을 젊은 친구들에게 반드시 알리고 싶다는 의지가 바로 그것이다.

“드라마 이후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던 중 영화산업계가 침체인 시점에서 큰 바퀴가 돌아가야 영화인들이 모두 다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흥행감독이 아니라 경험이 조금이나마 있는 감독들이 이끌어가고 파생적으로 이끌어오고, 그러면서 한국영화가 다시금 부활하지 않을까 기대한 거죠.”

올해는 특히나 6.25 전쟁 60주년을 기념한 전쟁 드라마나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탑을 내세운 ‘포화 속으로’나 장동건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 ‘마이웨이’, 소지섭, 윤계상, 김하늘의 드라마 ‘로드 넘버원’ 그리고 곽 감독의 ‘아름다운 우리’. “전쟁 영화가 나올 때가 된 거 같아요. 영화라는 것이 그렇듯, 사회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넘어 안보에 대한 나름의 자각들이 생겨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봐요. 거기에 더해 저는 휴머니즘을 담고 싶었고요. 이번에는 정말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싶어요. 3D의 멋진 영상과 함께. 벌써부터 기대되시죠?(하하).”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