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고수 "中경제 붕괴에 베팅"

중국의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며 중국 경제의 붕괴에 베팅하는 헤지펀드 고수들이 늘고 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08년 경기침체에 베팅해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휴 헨드리(사진)가 최근 그의 투자회사인 에크렉티카를 통해 중국 경제가 붕괴할 경우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펀드 상품을 만들었다. 헨드리는 이번 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월례 보고서에서 "투자팀은 아시아 경제의 수익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20여개 기업들을 기반으로 매우 신중하게 이번 상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기업들 중 일부는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일부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상태"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큰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크렉티카의 새 펀드 상품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25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신용관련 파생상품이다. 이 회사는 다음 달부터 중국 경기침체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독립형 펀드도 운용할 계획이다. 헨드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경기침체에 베팅해 자사의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에크렉티카 펀드는 50%의 수익을 올렸다.

헨드리의 이번 투자는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통하는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투자부문 대표의 행보와 상반돼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볼턴은 지난달 "중국의 버블은 지나치게 과장된 면이 있다"며 자사의 중국 투자 신규 펀드인 '피델리티 차이나 스페셜 시추에이션'에 6억5900만달러의 자산을 설정했다.

한편 헤지펀드 카이니코스어소시에이츠의 대표인 제임스 채노스 역시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 과열과 몰려드는 투기자금으로 머지않아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