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리스크…멀리보면 '기회'


유럽 재정위기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의 증시지표인 다우와 나스닥, S&P500 지수가 모두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대니얼 타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사는 "유럽 재정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과 미국 대형 은행들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미국의 경기회복에 잠재적으로 큰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인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1주일간 코스피지수는 95.45포인트나 빠지면서 16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환율도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1주일간 환율은 1130원50전에서 1194원10전으로 63원60전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1200원 선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북한이 전면전을 언급하면서 북한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졌다. 석유와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약세로 돌아섰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투자 성향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장에 불안이 엄습하고 투자위축 분위기가 강한 지금을 투자 기회로 삼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단기적으로는 혼란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복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를 차단하지 못하면 세계경제 회복세가 멈추면서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침체)국면으로 가게 될 것이 명확한 만큼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이를 해결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가져볼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유로존 위기에도 불구하고 장기채권수익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어 더블딥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유럽발 금융위기 해소가 확인될 때까지 단기상품 위주의 자산 운용을 고려해볼 만하다. 유럽의 침체가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중국이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 등으로 인해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