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조정 마무리 됐나…중장기 낙관론 확산

1600선 바닥 다지기…"6~8월은 주식 싸게 살 시기"
소비·게임주 단기 유망…중장기론 대형 우량주 관심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자 하반기 반등론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 사태로 당분간 기간조정을 거칠 수는 있겠지만 추가 급락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은 짧게는 6월,길게는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횡보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하라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상승장에 대비해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주 중 실적에 비해 낙폭이 큰 우량주를 눈여겨보라는 의견이 많다.

◆닷새 만에 반등 성공코스피지수는 24일 4.75포인트(0.30%) 오른 1604.93에 마감해 닷새 만에 반등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매물을 내놨지만 기관이 2460억원 순매수하며 시장을 떠받쳤다.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덕에 투신(자산운용사)이 1426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시장 분석가들은 그리스 충격으로 한 달 가까이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1600선 안팎에서 가격조정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했다. 일시적으로 1600선 아래로 밀릴 수는 있겠지만 곧바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진단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넓게 보면 지수는 지난해 8월부터 1550~1750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되풀이해 왔다"며 "1600선 안팎이면 가격 조정은 8~9부 능선을 넘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상장사 순이익이 올해 88조원,내년 95조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07년 57조원을 능가할 것"이라며 "펀더멘털은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분석팀장도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와 이번의 유럽 위기는 성격이 다르다"며 "독일 중심의 북유럽은 건재하고 리먼 충격 때와 달리 손실 범위를 예상할 수 있어 시장은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시장이 바닥을 다지면서 기간조정을 거치는 동안 우량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라는 조언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2분기 실적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6월 중순이면 유럽 등 매크로 변수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6월 초반이 주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기술적 분석가인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엘리어트파동 이론에 따르면 8월까지 조정파동이 진행된 후 새로운 상승파동이 시작될 것"이라며 "8월 저점이 절호의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16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 9배로 가격 매력이 큰 구간"이라며 "1600 이하에서 주식을 파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가세했다.

◆투자전략은 단기와 중기로 이원화해야

기간조정을 감안하면 단기와 중기로 나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유럽 위기에서 자유롭고 실적 안정성이 보장된 소비주와 수익률 키 맞추기 차원에서 상대적 강세가 기대되는 인터넷,게임주 등으로 소나기를 피하라"고 조언했다.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사들이는 종목도 관심 대상이다. 강재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수급 주체라는 점에서 외국인이 단기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은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KT&G(667억원) KT(450억원) 등 경기방어주와 함께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등 IT 부품 · 소재주를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최근 하락폭이 컸던 주도주 내에서 유망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IT 자동차 화학업종 내에서 최근 대차 잔액과 공매도가 늘어난 종목은 반등 시 '쇼트커버링'(빌린 주식을 갚기 위한 매수)을 기대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상승 탄력이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등을 꼽았다.

LIG투자증권은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주요 IT주와 신한지주 우리금융 신세계 롯데쇼핑 등 금융주,유통주 등을 하반기 관심주로 제시했다.

박해영/강지연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