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업은 나의 동반자

요즘 같은 시기엔 주식투자가 정말 어렵다. 넘쳐나는 정보와 외생변수에 의해 움직이는 주가의 등락에 투자자는 하루도 맘 편히 지낼 수 없다. 미국시장뿐만 아니라 유럽시장까지 봐야 하고,심지어는 중국과 일본시장의 동향까지 파악해야 한다. 최근엔 컨트리 리스크까지 부각돼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필자도 여느 투자자나 기업인의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주요 글로벌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현대중공업,현대차,SK텔레콤,KB금융,삼성화재 등의 외국인 지분율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가 넘는다. 종합주가지수를 기준으로 한 선물 · 옵션 등 파생상품과 글로벌기업 중심으로 외국인의 집중된 투자로 인해 해당 종목의 주가 등락부터 세계시장의 흐름과 동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큰 경제구조이며 증시 전체의 외국인 투자비율이 34%로 높은 편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의 변수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이 점이 주식투자를 더 힘들게 한다. 일부 대주주 지분을 제외하면 우리 기업에 대한 내국민의 투자지분은 너무 적다. 우리의 경제 규모와 기업의 가능성을 볼 때 안타까운 현실이다. 왜 임금을 받는 노력봉사만 하고 기업의 성과를 외국인에게 대부분 돌려줄까.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기업들의 이익으로 한 해 3조~4조원 이상의 배당금을 가져가는 현실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아쉬움을 갖는다.

나는 주식투자를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모델과 훌륭한 경영인이 있는 기업에 대리경영을 한다는 마음으로 한다. 직접 회사를 경영하지는 않지만 투자한 기업과는 동반자적 관계라고 본다. 투자 기업을 고를 때 직접 사업을 한다는 심정으로 선택하므로 장기투자에 나선다. 기업의 성과나 가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동반자 관계가 되려면 소통을 통해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장기투자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다. 1992년 우리 자본시장이 개방된 이후 외국인의 투자행태(전략)를 보면 투자기업의 선정부터 매각까지 끊임없이 소통하고 신뢰를 쌓으면서 동반자 관계로 장기투자를 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우리 기업에 장기투자를 하지 못할까? 정보와 분석력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소통 부족으로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와 자신감 부족이라고 여긴다. 적어도 같은 생각을 가진 동반자가 되려면 소통을 통해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한다. 그래야 투자한 기업과 동반자 관계로 장기간 아름다운 동행을 할 수 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도 결국은 기업의 활성화에 달려있다. 우리가 우리 기업을 사랑하고 투자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도 밝을 수 없다. 삶의 터전인 우리 기업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해 그 성과를 함께 공유하며 풍요롭고 여유로운 세상에서 살기를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은 나의 영원한 동반자다.

박영옥 스마트인컴대표 py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