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현대百, 일산 상권잡기 '8월 대전'

현대百, 7년만에 신규 출점…2㎞ 사이에 둔 롯데는 리뉴얼
김포ㆍ파주 포함 300만명 넘어
오는 8월부터 '수도권 서북부 상권 최고 백화점' 자리를 놓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맞붙는다. 현대백화점은 고양 킨텍스 옆에 지어지는 복합쇼핑몰 '레이킨스몰'에 8월 말 킨텍스점을 연다. 이에 맞서 정발산역 인근에 자리잡은 롯데 일산점은 영업면적을 25% 늘리는 '전층 리뉴얼' 공사를 8월 초 완료하고 재개장한다. 두 백화점은 '8월 일산 대전'을 앞두고 현재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와 브랜드 유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포 · 교하 신도시 아우르는 광역 상권롯데 일산점과 현대 킨텍스점 간 거리는 약 2㎞.일산 호수공원에서는 두 점포 모두 걸어서 10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롯데와 현대가 이처럼 근접거리에서 경쟁하는 상권은 서울 미아지역(롯데 · 현대 미아점)과 울산광역시(롯데 · 현대 울산점) 정도다. 두 곳 모두 현대가 둥지를 튼 이후 롯데가 새로 진출했지만,일산 지역은 정반대다. 롯데가 10년간 기반을 다지며 사실상 독점해 온 상권에 현대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킨텍스점은 특히 현대가 2003년 중동점을 낸 이후 7년 만에 하는 신규 출점이어서 총력을 쏟고 있다.

현대 킨텍스점은 상권 범위를 고양시뿐 아니라 파주시와 김포시까지 잡고 있다. 배종호 킨텍스점 판매기획팀장은 "일산대교와 다음 달 말 부분 개통하는 제2자유로를 통해 김포신도시나 파주 교하 · 운정지구에서 차량으로 10분 이내에 올 수 있다"며 "328만명에 달하는 배후 상권을 흡수하는 수도권 서북부의 최대 백화점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롯데 일산점도 마찬가지다. 서창석 일산점장은 "10년 전 개점 당시에 비해 상권이 커지고 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리뉴얼은 현대 킨텍스점에 대응하고 상권에 걸맞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급 · 문화 백화점'으로 승부


현대 킨텍스점은 레이킨스몰 안에 지하 1층~지상 9층(영업면적 3만4650㎡) 규모로 들어선다. 20대 젊은층과 30~40대 중산층 주부,경제력을 갖춘 실버층까지 타깃을 세분화한 카테고리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수입 명품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현대의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배 팀장은 "킨텍스를 끼고 있는 복합쇼핑몰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지역 내 최고급 쇼핑 명소로 자리매김해 일산 지역의 새로운 쇼핑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롯데 일산점은 지상 8~10층에 있던 롯데시네마를 내보내고,매장 면적을 킨텍스점과 엇비슷한 3만4600㎡로 키웠다. 낡은 인테리어를 고급 자재로 재단장하면서 지하 1층에 영패션 전문관을 신설,전층에 20~30대를 겨냥한 '영(young)' 상품군을 강화했다. 또 2층엔 버버리 등이 입점하는 해외 명품존을 새로 선보인다. 두 점포가 공통적으로 표방하는 것은 '문화 백화점'.현대 킨텍스점은 9층에 백화점 문화홀 중 가장 큰 규모인 500석의 문화홀을 만들고 백화점 옥상과 쇼핑몰 옥상에 5600㎡의 '하늘 정원'을 조성한다. 롯데 일산점도 9~10층에 롯데백화점 최초의 문화홀을 360석 규모로 열고 지하 1층에는 갤러리를 만든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