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벤처기술,SAP 핵심기술 채택

[한경닷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한 서울대 벤처 연구진 기술이 세계 1위 전사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업체 SAP의 핵심 기술로 채택됐다.

SAP 설립자인 하소 플래터너 회장과 비샬 시카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최근 미국과 독일에서 동시에 개최한 연례 기술·개발자 행사 ‘사파이어’ 기조강연에서 차세대 인메모리 DB 기술인 ‘뉴 DB’를 차상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팀과 함께 개발했다고 발표했다.인메모리 DB 기술은 디스크가 아닌 메인 메모리에 모든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자료 검색 및 접근이 일반 DB보다 훨씬 빠르다. 시카 CTO는 이 행사에서 “한국이 개발한 인메모리 DB 신기술은 한국의 피타임(P-Time)기술과 독일의 인메모리 DB인 티렉스(Trex),그리고 30년동안 사용해 온 ‘맥스 DB’의 장점을 융합한 것”이라며 “한국 연구진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의 새 패러다임을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미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 HP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인메모리 DB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현지 실험실 벤처를 창업했다.이후 차 교수는 2000년 서울대에 1호 글로벌 실험실 벤처인 (주)티아이엠 시스템을 설립하고 연구를 지속해 왔다.이 과정에서 2005년 미국 최대 벤처캐피털인 클라이너 퍼킨스가 투자제의를 해왔다.그러나 SAP는 이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주)티아이엠시스템을 인수하고 차세대 인메모리 컴퓨팅 플랫폼 전문 연구소로 전환했다.
차 교수는 “SAP가 2005년 피타임 기술을 활용하고 싶다고 M&A를 제안했을 때 SAP를 통해 세계 기술 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응했다”며 “해외 기업의 투자 제의가 들어올 때는 이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