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어디로…전문가 긴급진단] "1550 밑은 언더슈팅…대표주 분할매수를"

조정 하단 1500선으로 낮춰
당분간 불안한 장세 계속될듯
2~3개월이상 조정 가능성도

국내 증시가 25일 유럽사태와 환율 급등,한반도 리스크 등 '삼각 파도'에 난타당했다.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4.50% 폭락하기도 했다. 연기금 등 기관이 5300억원 순매수해 1560선은 지켰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후폭풍과 외환시장의 불확실성,북한 변수 등으로 당분간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1550선 아래는 '언더슈팅'(단기 과다 급락) 국면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자산운용사의 리서치센터장과 주식운용본부장들은 중장기 투자자라면 하반기 상승 국면에 대비해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대표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1550선 이하는 '언더슈팅'

이날 코스피지수는 44.10포인트(2.75%) 떨어진 1560.83에 마감해 지난 2월8일(1552.79)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전날 스페인 저축은행의 국유화에 따른 미국 · 유럽 증시 약세 소식에 하락 출발한 국내 증시는 북한 리스크가 급부상하면서 낙폭이 커졌다.

오전 10시40분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하락 기울기가 가팔라지며 지수는 1530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오후에 유입된 기관의 저가 매수 자금으로 낙폭을 다소 만회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1차 지지선을 1500선까지 내렸다. 구희진(대신증권),유재성(삼성증권),이준재(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00을 이번 조정의 하단으로 제시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20,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양정원 삼성자산운용 주식본부장은 1550 안팎에서 진정될 것으로 봤다. 양 센터장은 "해외 악재와 '북풍'에 따른 심리적 충격으로 단기 급락했지만 1550선 아래는 언더슈팅 국면"이라며 "추가 하락하더라도 1500대 초반에 머무는 기간은 짧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센터장도 "박스권이 시작된 작년 9월 이후 최저점인 1520선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내외 변수들이 단기간에 끝날 성격이 아니어서 당분간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 센터장은 "향후 북한의 태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유럽 재정위기와 이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로의 전이 여부가 시간을 끌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 센터장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2~3개월 이상 기간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과 유 센터장,이 센터장 등은 "이르면 6월 중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중장기 투자자에겐 기회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 기간이 우량주를 저가에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IT 자동차업종 대표주는 하반기에 주도주로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커 조정 때마다 분할 매수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단기 급락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아래로 떨어진 만큼 하반기를 염두에 둔 투자자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주식을 담을 수 있는 시기란 것이다.

양 본부장은 "중장기 투자자라면 1600선 이하는 가격 매력이 큰 구간"이라며 "한국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기업실적이 탄탄한 만큼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IT와 자동차주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럽위기가 진정되고 금리 인상 이슈가 제기되면 금융주 전망도 좋다"고 덧붙였다. 유 센터장은 "IT 자동차 화학 등 경기 민감주는 단기 부침은 있겠지만 중장기 보유주로 손색이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인터넷 게임 통신 유틸리티 등 경기 방어주가 안전하다"고 주문했다. 다만 유 센터장은 조선 철강 건설 등은 업황 회복이 쉽지 않아 반등 시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센터장은 "6월 중순부터 기업별로 2분기 실적 전망이 본격적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실적 호전주를 미리 사두는 전략도 좋다"고 소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