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골프장 내장객 올들어 17%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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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촌·가평베네스트도 주중 비회원 할인 '고객 모시기''이번 주 토요일 오후에 빈 자리가 있으니 예약 가능.' '이번 일요일 15~16시에 다섯 자리가 비어 있다. 문자 받고 전화로 예약하면 선착순으로 그린피 5만원을 할인해주겠다. '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이 최근 회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규모가 크고 그린피가 저렴해 인기를 끌던 골프장이 이처럼 빈 시간을 채워 달라며 메시지를 보낸 것은 올 들어 내장객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월 전국 골프장 내장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6%나 줄었다. 여기에 신설 골프장들이 개장 채비를 잇달아 갖추자 기존 골프장 업계가 예약 문턱을 낮추는 등 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골퍼들로서는 인터넷 예약 사이트나 전화 등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드할 기회가 늘어났다.
남촌CC(경기 광주)는 골퍼들이 가보기 힘든 골프장 중 하나다. 그러나 올해부터 월요일 개장을 하고 비회원에게도 싼 비용으로 라운드 기회를 주고 있다. 월요일에 비회원 그린피를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2만원 할인해주고 카트비(9만원)도 받지 않는다. 내장객들이 팀당 5000원을 내면 홀인원이 나올 경우 10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운영하는 가평베네스트GC는 남부CC 다음으로 회원권 가격이 높은 곳.이 골프장에서는 월요일인 다음 달 14일과 21일 회원 추천으로 비회원 4명이 올 경우 오전에는 1명의 그린피를 면제해주고,오후에는 카트비(9만원)를 받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평일 4명이 한 팀으로 오면 1명을 무료 입장시켰다. 뉴서울CC는 월요일 1부팀에 그린피 5만원을 깎아주는 등 평일 내장객들에게 파격적인 할인을 해주고,시간이 빠듯한 골퍼들을 위해 9홀 플레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리베라CC는 월~금요일 오전 7시 이전에 오는 고객들에게 3만원을 할인해준다. 용평과 버치힐GC는 선거일인 다음 달 2일 조조 그린피를 10만원으로 낮췄다.
골프 예약 사이트 엑스골프에 들어가면 수도권 골프장의 주말 예약시간을 잡을 수 있다. 서울에서 먼 가평 · 이천 · 여주권 골프장 사정은 더 한가하다. 주말 라운드를 원하는 골퍼들은 황금시간대만 피하면 예약할 수 있고,싼 비용으로 라운드하고 싶은 골퍼들은 월요일이나 주중 이른 시간대를 이용하면 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전국 골프장 수가 350개를 넘어서면서 일본처럼 시간대 · 요일 · 계절 · 지역별로 그린피를 차등화해서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받아들이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