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창] 통계는 생활의 도구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 통계는 현대인의 의사결정 과정에 필수불가결한 나침반이 아닐 수 없다. 매일 주가나 환율 등을 살펴보고 매월 발표되는 물가지수 등에 관심을 갖는 걸 보면 통계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흡수돼 있음을 깨닫게 된다. 통계는 단순한 숫자나 수량적 정보가 아닌 유용한 지식이자 생활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도 통계는 막대한 영향력을 갖는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원룸텔，나홀로족을 타깃으로 소량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미니마케팅 붐은 5년마다 정부가 실시 중인 인구주택총조사에 기인한 것이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1인 가구 증가 추세가 사업자의 마케팅 방향에 반영된 셈이다. 이 점에서 올 11월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사업이다.

국가 경영과 정책수립에도 통계는 필수적이다. 불확실한 정책 환경 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정책을 세우려면 통계가 기초가 돼야 한다. 통계는 과거와 현재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표현한 자료이며 복잡한 정책 환경을 파악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10월 대대적인 통계법 개정과 함께 도입된 '통계기반 정책관리제도'는 정부 기관이 법령을 새로 만들거나 고치는 과정에서 통계청이 관련 정책 추진 및 평가에 필요한 통계가 제대로 구비돼 있는지를 살펴보고 다른 기관을 돕도록 하는 제도다.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계청이 다른 기관에 일종의 통계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통계기반 정책관리제도를 거친 대표적 사례로 보금자리주택，장기요양보험，출산 지원，농산물 원산지표시，어린이 장난감과 놀이터의 위해성 등에 관한 정책들을 손꼽을 수 있다.

통계를 새로 만드는 것 이상으로 현재 통계의 품질과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가 수년 전부터 국가승인통계 전체에 대해 정기 · 수시 품질진단을 통해 개선방향을 제시해온 데 이어 올해부터 각 정부기관의 평가요소에 통계활용과 통계 인프라 제고 노력을 포함시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부 기관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더 빠른 속도로 선진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신윤수 통계청 통계정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