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병균 메커니즘 규명

[한경닷컴] 세균이 몸속에서 병균으로 바뀌는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김희남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팀은 27일 세균이 인간을 비롯한 동물 등 숙주의 몸속으로 들어와 각종 병균으로 바뀌는 진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관련 논문을 미생물학계 권위지 ‘플로스 파토겐스’27일자에 게재했다고 발표했다.
일반 세균들은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체내로 들어와 병원균이나 공생균으로 진화할 경우 게놈 축소화 과정을 거친다.그동안 연구자들은 이 과정에서 게놈 상의 작은 DNA 조각들인 아이에스 엘리먼트(IS element)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를 관찰했으나 이 현상과 게놈 축소화 과정이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게놈 축소화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두 종의 버크홀데리아 세균의 유전체를 각각 10개씩 상호 비교 분석해 전체 게놈상에서 IS 엘리먼트가 대량 증식되는 과정을 밝혀냈다.이어 변형이 이뤄지는 중간단계를 거친 후 게놈의 축소 과정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원래 유전자의 특성이 최대한 유지되는 과정을 상세히 규명했다.
연구에 쓰인 두 종의 버크홀데리아 세균은 김희남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세계적인 게놈분석 연구소인 미국 크레이그벤터 연구소로부터 조달했다.크레이그벤터 연구소는 1995년 세계 최초로 생명체 전체 게놈을 분석하고 2001년에는 최초로 인간 게놈을 규명하는 등 세계 유전체학을 선도해온 곳이다.김희남 교수는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병균들과 공생 세균들의 발생 진화과정을 규명한 것으로 관련 백신과 신약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