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천안함 회담'] 원자바오 "한ㆍ중 FTA 협의 빨리 하자"

산·관·학 공동연구 마무리
연내 협상개시 선언할까 주목
한국과 중국 정부가 3년을 끌어왔던 한 · 중 자유무역협정(FTA) 산 · 관 · 학 공동연구를 마무리지었다. 이에 따라 한 · 중 FTA가 속도를 내 연내 협상 개시를 선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28일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 · 중 FTA 타당성 공동연구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공동연구를 끝냈다고 밝혔다. FTA 산 · 관 · 학 공동연구란 FTA 협상을 개시하기 전에 양국 산업계와 정부 학계가 공동으로 FTA가 체결됐을 경우 양국의 손익을 따져보는 절차로 전체 FTA 협상의 초기 단계다. 한국과 중국은 2007년 3월 공동연구를 시작해 다섯 차례 회의를 가졌으나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 때문에 3년간 정체돼 있었다.

한국은 이번 연구에서 가장 민감한 분야인 농림수산업의 경우 양국 교역은 증가하겠지만 한국의 중국산 농수산물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은 농산물 수출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의견을 달리했다. 중국은 수입이 급증할 때 이를 제한할 수 있는 특별세이프가드를 협상 개시 전에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한국은 국내 업계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FTA 협의를 빨리 해야겠다"고 말했으나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채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해 한국의 민감한 분야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은 이에 따라 공동연구에서 드러난 민감한 분야에 대한 이견을 어떻게 처리할지 정부 간 사전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여기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해결 방안을 마련한 뒤 FTA 협상 시작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부의 입장이 정리되면 공청회 개최,FTA 추진위원회 심의,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협상개시를 선언하게 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