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숫자로 본 경매시장


지난 한 해 동안 펼쳐진 경매시장의 흐름은 어땠을까. 한국아트밸류연구소(소정 최정표ㆍ건국대 교수)가 최근 발표한 '2009년 한국 미술시장의 침체와 변화' 보고서와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민경갑)의 '2009년 미술품 경매시장 동향'을 토대로 미술시장의 '기록'을 정리했다.

○360…미술품 가격 지수 상승률‥코스피 지수만큼 올라작년 그림 시장이 주식시장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아트밸류연구소가 자체적으로 만든 한국미술가격지수(KAPIX)와 코스피지수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1998년 두 지수 모두를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 미술가격지수는 360,코스피는 349로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두 지수의 변동폭은 2006년까지는 비슷했으나 최근 3년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미술시장이 초호황을 누리던 2007년 미술가격지수는 59% 상승했으며 코스피는 24%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자 미술가격지수는 28%나 하락한 반면 코스피는 11% 하락에 그쳤다. 경기 침체의 영향이 이어진 지난해에도 미술가격지수는 다시 28.24%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7.26%만 내려 경제위기의 충격이 그림 시장에 훨씬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80~100%…인기 작가 낙찰률‥시장분위기 관계없이 고공행진지난해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 등 6개 경매업체가 51차례 실시한 경매(온라인 포함)에서는 출품작 8329점 중 5505점이 팔려 낙찰률 66%를 기록했다.

미술시장 분위기와 관계없이 인기 작가들의 낙찰률은 80~100%를 기록했다.

○899억원…작년 미술품 낙찰 총액‥2008년 대비 11% 줄어작년 미술품 경매시장의 낙찰 총액은 2008년(1091억원)보다 11% 줄어든 899억원(서울옥션 390억원,K옥션 214억원,아이옥션 66억원,기타 20억원)에 그쳤다. 특히 양대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의 매출은 전년(각각 685억원,333억원)보다 30~40% 급감했다.

○63억원…이우환씨 낙찰 총액 1위‥2위는 '황제주' 부상 김환기

작년 경매시장 낙찰 총액이 가장 높은 작가는 이우환으로 총 47점이 팔려 62억2130만원을 기록했다. 2위는 최근 미술시장의 '황제주'로 급부상한 김환기(59억6100만원)가 차지했다. 이는 3위 박수근(37억5580만원)보다 35%나 많은 액수다. 다음으로 김환기(172억680만원),김창열(12억8000만원),장욱진(9억2700만원),백남준(5억5800만원),이응노(3억800만원),이왈종(2억4600만원),최영림(2억3400만원),남관(2억1900만원),김종학(1억7130만원),이대원(1억5000만원),임직순(1억7700만원)이 뒤를 이었다.

○0.34%…낙찰가 6천만원 넘는 작품 비중‥10억이상은 '천국' 등 겨우 7점

올해 경매 낙찰작품 5505점 가운데 내년 양도세 부과 대상인 6000만원 이상 고가에 팔린 작품은 모두 207점으로 전체의 0.34%에 불과했다. 작년 경매시장에서 10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7점으로 2008년(2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 중에는 데미안 허스트의 '천국'(23억4000만원),중국 산유의 '하얀 꽃병의 꽃'(23억원),박수근의 '공기놀이 하는 아이들'(20억원),지난 6월 K옥션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0년작 '무제 1-VI-70 #174'(17억원),천경자의 '초원Ⅱ(15억원),이우환의 '선으로부터(10억1000만원)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