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무역인상] 백영철 태성유화 회장; 배수천 가람전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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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경부·한경 공동주관한국무역협회와 지식경제부,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제29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에 합성수지로 아프리카 시장을 뚫은 백영철 태성유화 회장(51)과 수정진동자 원재료 수출로 세계 시장의 20%를 차지한 배수천 가람전자 사장(55)이 선정됐다.
백영철 회장은 업계에 소문난 '아프리카통'이다. 1986년 합성수지와 합성수지 가공기계를 수출하는 태성유화를 세운 뒤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진출하면서 아프리카와 인연을 맺었다. 기초소재 산업인 합성수지의 국내 시장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선택한 신시장이 아프리카였다. 그는 "이머징마켓인 아프리카에는 기회가 무궁무진할 것이라 여겨 무작정 직원 3명과 함께 남아공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진출 첫 해 아프리카 사업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변변한 거래선 하나 없었던 터라 슈퍼마켓에 들어가 플라스틱 용기 뒷면을 보고 제조업체가 어디인지 몰래 알아내는 식으로 영업을 했다. 어렵게 약속을 잡아도 현지업체들로부터 '사기꾼'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기를 1년여,현지 업체 관계자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죄다 찾아가고 한국으로 초청하는 등 신뢰를 쌓아가면서 아프리카 사업은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1998년 6000달러에 그친 아프리카 수출액은 2000년 457만달러,2002년 1012만달러,2004년 2530만달러로 급상승했다. 지난해엔 2958만달러어치의 제품을 수출했다.
가람전자는 국내 수정진동자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체다. 수정진동자는 작은 석영 덩어리로 특정 전류가 흐르면 일정한 속도로 떨면서 주파수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주파수가 사용되는 휴대폰 TV 등 전자제품뿐 아니라 시계,전자저울,DSLR 카메라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가람전자는 수정진동자를 만드는 원재료인 쿼츠 바(quartz bar)를 생산한다. 러시아 공장에서 만든 쿼츠 바를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 배수천 사장은 "전 세계 쿼츠 바 물량의 20%를 가람전자가 공급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웨이퍼에 은막을 입혀 수정진동자를 만드는 설비인 '이온 건 시스템'도 가람전자의 독보적 기술이다. 이 설비는 세계 수정진동자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교세라 등 세계 50개 기업에 팔려나간다. 지난 2년간 65억원 수준으로 정체돼 있던 이 회사 매출은 이런 기술력에 힘입어 올해 1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심은지/남윤선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