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7ㆍ8월 진짜 위기"…産銀에 1000억 SOS

産銀 "새 인수자 신용에 달렸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또 다시 긴급자금을 요청하기로 했다. 현금 유동성이 한계에 다다른데다 개발을 완료해놓은 신차 출시자금도 필요해서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31일 "현재 자금상황을 감안할 때 오는 7,8월께 심각한 재정적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며 "산은에 긴급자금 1000억원을 다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희망하는 긴급자금은 1000억원 규모의 자산 담보대출과 2000만달러의 수출입금융 한도 설정이다. 창원공장 등을 추가 담보로 제공하고 최악의 경우 1300억원 선인 임직원 퇴직금까지 맡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 다시 자금난을 맞이할 경우 산은 등 채권단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 안되면 오는 8월 선정할 우선협상대상자와 함께 산은에 지원을 재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쌍용차가 판매 호조 속에서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법정관리에 따른 특수한 사정 때문이다. 협력업체에 대한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해야 하고 해외 부품을 수입할 때도 선급금을 줘야 가능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 2월에도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 급여를 절반만 지급하면서 산은에 같은 금액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었다. 물론 산은은 여전히 쌍용차에 대한 자금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쌍용차에 대한 신규 대출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며 "추후 새 인수자가 결정된다 해도 곧바로 신규 자금을 내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지원 여부는 전적으로 새 인수자의 신용에 달렸다"고 선을 그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