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익은 中시장…부동산 누르자 곡물값 '풍선표과'

투기자본에 시장 휘둘려…中 당국, CDS도입 미뤄
돈은 넘쳐나지만 미성숙한 시장 환경과 투기자본의 공격적 성향으로 중국 금융 시장이 물밑에서 요동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펑썬 부주임(차관)은 지난 30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채소와 곡물 가격 급등은 투기자본의 공격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증시가 침체되면서 투기자금이 곡물과 채소 시장으로 몰렸다는 지적이었다. 투기꾼들이 사재기와 매점매석을 한 뒤 언론매체들을 통해 농산품 가격이 더욱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란 소문을 확산시켜 일반인들이 덩달아 사재기에 나서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늘은 5월 말 1근(500g)에 평소의 4배 가까운 8위안(약 1400원)까지 폭등했으며,1근에 3위안 선이던 녹두 값도 10위안까지 솟구쳤다. 블룸버그통신은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성 자금 이탈이 가시화되면서 채권 시장에선 이미 부동산 버블이 터졌다고 31일 전했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채권 값이 폭락한 것을 그렇게 분석한 것이다. 지난주 부동산개발업체인 카이사그룹이 발행한 39억달러 규모 채권은 중국 국채에 비해 2.26%포인트 높은 수익률(채권 가격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 통제를 강화하면서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이처럼 투기자금의 움직임이 시장의 불안감을 높이자 중국 정부는 시장 환경 미성숙을 이유로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도입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CDS 시험 도입 프로젝트가 인민은행의 초기 승인으로 추진돼왔으나 금융감독 당국은 중국 채권 시장이 발전 초기 단계라는 점과 신용파생상품을 도입하기에는 너무 미숙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FT는 전했다. 또 투기적 성향의 자금이 금융 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고위험의 파생상품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