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르노 인수기대에 나흘새 54% 급등

상하이차 대량 매도한 듯
쌍용차가 르노그룹에 인수될 것이란 기대감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개인들이 대거 매수에 나선 것과 달리 외국인이 주가 급등을 틈타 대량 매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쌍용차는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며 1만4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이 기간 54.2%나 올랐다. 그러나 외국인은 지난 28일 43만9000주,31일 69만3700주 등 이틀간 113만여주를 매도했다. 특히 이 기간 동부증권 창구로 117만여주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쌍용차의 2대 주주인 상하이차가 지난달 10일부터 사흘간 하루 10만여주씩 처분할 때 공교롭게도 동부증권 창구에서 비슷한 양의 매도 주문이 나왔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각 기대로 주가가 오르자 상하이차가 서둘러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상승세는 인수 · 합병(M&A) 기대가 현실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에 입찰에 뛰어든 르노그룹은 충분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데다 이미 국내에서 르노삼성을 운영하고 있어 M&A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BOA메릴린치증권은 "르노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하면 연간 24만대 정도인 생산 능력이 두 배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며 "특히 세단 위주의 라인업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추가할 수 있어 제품 다양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