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AF자동물내림‥전기 없이 물내림…변기 '절수 효과'

AF자동물내림(대표 이재통)은 2007년 대 · 소변 구분 무전원 자동물내림 시트를 개발해 판매하는 혁신형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시트는 전기공급이나 건전지 없이도 용변 후 대변과 소변을 자동으로 구분해 적당량의 물을 내려준다.

물은 가정에 공급되는 수도라인에 밸브를 연결,수압을 이용해 공급한다. 사람이 시트에 앉으면 센서가 무게를 인식해 작동을 시작한다. 특수 개발한 매커니즘을 통해 시트가 자체적으로 대 · 소변 여부를 결정하며 사람이 일어나면 용변이 끝난 것으로 간주해 물을 내린다. 사용한 휴지를 버릴 정도까지의 시간 동안은 물을 내리지 않으며 물을 내릴 때는 뚜껑이 자동으로 닫혀 물이 튀기면서 생기는 세균 번식을 막아준다. 시트를 청소하기 위해 잠깐씩 누르거나 아이들이 용변 중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정도의 무게에는 물을 내리지 않는 제어기능도 갖추고 있다.

시트 센서가 자동으로 적정량의 물을 내리기 때문에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게 이 제품의 장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1일 평균 6회 소변을 가정할 때 변기 종류에 따라 30~50%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화장실의 경우 사용자가 물을 제대로 내리지 않아 변기가 막히는 경우도 없앨 수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실시한 절수효과 실험 결과 34%의 효율을 얻기도 했다.

2007년 제품 출시 당시는 브랜드 인지도 부족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이 우수한 절수효과를 인정하면서 지금은 국민은행 · 기업은행 · 마사회 등 다수의 기업 및 공공기관에 납품한다. 지난해에는 정부 과천청사 리모델링에 360기를 납품하기도 했다. 또한 대림비엔코 · 계림요업 등 대형 비데 회사에도 자동물내림 기술 및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림비엔코는 AF자동물내림의 시트를 설계에 반영해 가평 실버타운에 350기를 설치했다. 해외시장 개척도 적극 추진 중이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과 공동브랜드 계약을 맺고 미국 싱가포르 태국 남아공 등에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두바이 중국 등지에도 현지 딜러를 통한 영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30억원.내년에는 경기도 하남에 생산공장을 갖출 계획이다. 이달부터는 공중화장실에 자동물내림 변기를 무상 설치해 준 후 절약되는 물값에 비례해 제품값을 분할 납품하도록 하는 할부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재통 대표는 2007년 발명특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지난해 세계발명대전에서 금상을,지난해 발명의날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대학병원들이 월 평균 1억원이 넘는 수도요금을 내고 있고 그 중 65% 정도가 변기에서 버려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화장실에서 낭비되는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든 하루 대변 1회 소변 6회 정도를 보는 생활습관은 비슷하다"며 "향후 자동물내림 시트를 해외시장에 팔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