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처럼 2년씩 계약…실버타운도 '임대' 인기

등기 필요없고 세금 절약 '선호'
분양받는것 보다 4억 싼 곳도
노후자금 부족한 사람들 관심
노년층을 겨냥해 단지 내에 의료시설, 체력단련시설 등을 갖춘 실버주택에도 '임대형' 바람이 불고 있다. 집을 매입하지 않고 전세로 거주하는 것처럼 실버주택에도 전세 개념으로 입주하는 상품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부담이 없는데다 입주비용도 분양받는 것보다 저렴한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분양가보다 4억원 싼 임대형 실버타운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캠퍼스 뒤편에 지어진 실버타운 '명지 엘펜하임'은 최근 분양가보다 절반 이상 낮은 특별 임대상품을 내놓았다.

2년 전 입주를 시작한 이 실버타운은 15년 장기임대와 분양상품만 있었으나 2년간 임대 형식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상품을 할인가격에 선보였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140㎡(42평)는 기존 분양가 3억9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낮춰 1억4000만원에 임대 분양 중이다. 3개 평형 중 가장 큰 평형인 189㎡(57평)의 경우 임대가를 4억원 가까이 낮춰 1억9900만원에 임대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최고급 실버타운도 임대 상품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오명 건국대 총장 등 일부 유명 인사들이 입주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건너편 '더클래식500'도 2년 임대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5년 임대상품(8억원)의 기간을 2년으로 줄이고 임대 분양가격(8억4000만원)을 조금 높였다.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더클래식500은 178㎡형(54평) 단일 평형으로 현재 입주율은 67%대다. 고급 실버타운인 서울 종암동의 '노블레스타워'도 59㎡형과 119㎡형에 한해 2년 계약 임대상품을 최근 출시했다. 119㎡형의 경우 임대가는 3억원으로 분양가(5억8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낮다. ◆집값 하락 영향 없고 세금혜택도


실버주택 시장에 임대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기존 주택시장처럼 실버타운도 집값 하락세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임대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상품은 분양상품과 달리 등기를 할 필요가 없고,전세처럼 계약이 종료되면 임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세금을 절약할 수 있고 부동산에 돈이 묶이는 부담도 덜게 된다. 명지엘펜하임 관계자는 "실버타운 입주에 관심은 있지만 낮은 투자매력 때문에 주저하던 실수요자들을 위해 특별 임대상품을 내놓았다"며 "노후 자금이 넉넉하지 못해 입주를 망설였던 고령자 층에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실버타운은 시세차익보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 임대 상품이 성격에 맞다"며 "앞으로 임대형 실버타운이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