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홀인원 경품 2억짜리 BMW, 어떻게 조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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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업체, 차값의 10% 보험 가입골프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우승만큼이나 원하는 게 있다면 '홀인원(hole in one)'일 것 같다. '3년 동안 행운이 따른다'는 홀인원을 하면 대개 부상으로 고가의 자동차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회 주최 측은 어떻게 1억원이 웃도는 자동차를 조달할까.
홀인원 나오면 광고효과도 '톡톡'
최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는 파3홀 두 곳에 각각 어코드(혼다) 자동차,덕시아나(Duxiana) 침대가 홀인원 경품으로 걸렸다. 한국여자오픈과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각각 K7(기아차)과 BMW 7시리즈가 홀인원 경품이었다. 지난해 10월 우정힐스CC에서 열린 한국오픈 프로암 대회 때는 BMW 3시리즈,본 대회에서는 BMW 730을 각각 홀인원 경품으로 내걸었다. 올 시즌 열린 KLPGA투어 6개 대회 중에서 임지나(23 · 코오롱)가 유일하게 홀인원을 기록했지만 경품운은 없었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는 김희정(39 · 트레비스)과 배경은(25 · 볼빅)이 홀인원 경품으로 외제차를 받았다. 대회 주최 측은 자동차 업체에 홀인원 경품 협찬을 요청한다. 국내에서는 기아차와 함께 BMW 벤츠 재규어 등 외국차 판매사들이 홀인원 차량을 후원하고 있다. 김후년 지애드 국장은 "주최 측은 인맥이나 협찬제안서를 통해 자동차 업체에 접촉한다"며 "자동차 업체는 대회 역사와 상금 규모,선수와 갤러리 수준 등을 따져 협찬 여부와 차량 등을 정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자동차 업체에 대회장 보드(광고판) 설치,인쇄물 노출,프로암 초청 등의 혜택을 주기도 한다.
자동차 업체는 협찬을 결정한 뒤 보험을 든다. 현대해상 삼성화재 LIG 동부화재 등을 상대로 보험료를 알아본 뒤 보험에 가입하는 것.영국 로이드 등 재보험사들이 정한 홀인원 경품 자동차의 보험료율은 차값의 8~12%다. 예컨대 BMW 7시리즈의 가격이 2억원이라면 보험료가 2000만원 남짓이라는 얘기다. 자동차 업체는 보험료를 내고 대회에 차량을 협찬하며,보험사들은 다시 재보험사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한다. 김평기 스포티즌 이사는 "보험사를 제외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은 홀인원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특히 자동차 업체는 홀인원으로 미디어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보험금도 탈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물론 홀인원이 나오지 않으면 보험료는 고스란히 보험사의 몫이다. SBS투어를 대행하는 리앤에스 관계자는 "올 시즌 2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아직 홀인원이 나오지 않아 후원업체인 기아차가 아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홀인원 차량을 직접 사용하거나 아니면 지인들에게 판매한다. 그런데'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처럼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는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홀인원 경품이 우승상금보다 더 큰 대회가 많다"며 "홀인원 차량을 타면 1~2년간 슬럼프가 온다는 속설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