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내각' 출범…포퓰리즘 공약부터 손본다

관방장관에 센고쿠 요시토
간 나오토 신임 총리(63)가 위기의 일본을 건져낼 수 있을까.

일본 중의원은 4일 의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투표를 통해 간 나오토 민주당 대표 겸 부총리를 새 총리로 선출했다. 간 대표는 유효득표 477표 중 313표를 얻었다. 앞서 그는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다루토코 신지 중의원 환경위원장(50)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써 간 대표는 일본의 제94대 총리에 취임했다. 간 총리는 이날 센고쿠 요시토 국가전략상을 새 내각의 관방장관에 내정했다. 1980년 중의원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이후 30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간 총리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반세기 만의 여야 정권 교체로 출범한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취임 8개월여 만에 낙마하면서 바통을 물려받은 그의 앞엔 풀어야 할 숙제가 가득하다.

가장 시급한 건 경제성장 정책 제시다. 1990년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이렇다 할 성장을 하지 못한 일본 경제에 새로운 성장 비전과 전략이 절실하다고 경제계는 입을 모은다. 재정 건전화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일본의 재정은 만성 적자로 900조엔(약 1경1700조원)에 육박하는 국가부채를 안고 있다.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비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세금 인상은 국민이 싫어하는 정책이다. 작년 8 · 30총선에서 제시했던 선심성 공약들도 수정해야 한다. 고속도로 무료화,고교 교육 무상화,자녀수당 지급 등 재정을 축내는 공약들은 손질해야 한다. 간 총리는 "신성장 전략과 재정 운영 전략을 이달 중 마련해 강한 경제,강한 재정,강한 사회보장의 일체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간 총리는 엔 약세를 유도하는 등 수출 중시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 미군의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로 금이 간 미 · 일 동맹의 복원도 중요하다. 간 총리는 일단 미국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후텐마기지 이전은 기존 합의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