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나오토 내각' 8일 출범] '反오자와' 전진 배치…"SOC 수출로 신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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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사장 에다노 유키오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신임 내각과 핵심 당직 인선의 윤곽이 드러났다. '반(反)오자와(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이 전진 배치된 게 특징이다. 내각 경제팀은 자신의 총리 선출로 공석이 된 재무상을 새로 임명한 것 외에 대부분 유임시키기로 했다.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다. 8일 새 내각의 정식 출범을 앞두고 일본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곤두박질쳤던 민주당 지지율은 V자 회복을 보이고 있다.
경제·안보팀은 대부분 유임
◆당정 핵심은 '반오자와'간 신임 총리는 당정의 요직을 반오자와 계열로 채웠다. 최대 하이라이트는 반오자와의 선봉인 에다노 유키오 행정쇄신상(46)을 당 간사장에 발탁한 것.당 간사장은 국회의원 공천권과 정부의 정당보조금 사용 권한을 가진 막강 포스트다. 오자와 그룹이 강력히 반발했고,총리 측근에서도 재고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간 총리는 밀어붙였다.
내각의 새 얼굴도 반오자와 인사들로 채워졌다. 내각의 2인자인 관방장관에 내정된 센고쿠 요시토 국가전략상과 재무상에 오르는 노다 요시히코 재무성 부대신 역시 반오자와 그룹이다. 행정쇄신상이나 소비자상으로 발탁될 대만계 모델 출신 렌호 참의원 의원도 오자와 그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인물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 4일 밤 자신을 따르는 의원들과의 모임에서 "이번엔 내가 나서지 않아 미안했다"며 "하지만 진짜 승부는 9월"이라고 말했다. 간 총리의 민주당 대표 임기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9월30일까지여서 당 대표 경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9월 당 대표 경선에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직접 출마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경우 총리는 또 바뀔 수 있다.
◆내각 3분의 2 이상 유임
간 총리는 내각을 전면 물갈이하지 않고 일부 빈자리를 메우는 방식의 개각을 택했다. 16명의 각료 중 11명이 유임될 전망이다. 경제팀은 재무상에 노다 재무성 부대신이 승격되는 것 외에 변화가 없다.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과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도 유임됐다. 국제사회에 외교 · 안보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눈에 띄는 건 재정안정론자와 소비세 인상론자들이 중용된 점이다. 센고쿠 관방장관과 노다 재무상 내정자 등은 그동안 소비세 인상을 통해 재정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노다 재무상을 정점으로 한 새 경제팀은 재정안정 방안과 함께 경기 활성화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간 총리는 에너지 · 환경,의료 · 노인요양,사회간접자본(SOC) 수출과 같은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잃어버린 20년'에서 탈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간 총리에 기대' 60%
아사히신문이 4~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간 나오토 신임 총리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은 59%로 '기대하지 않는다'(33%)를 크게 웃돌았다. 작년 8 · 30 총선 직후 하토야마 총리 내정자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63%)과 비슷한 수준이다.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3%로 하토야마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2일과 3일 여론조사 결과(28%)에 비해 높아졌다. 자민당 지지율은 이 기간 20%에서 17%로 떨어졌다. 교도통신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민주당이 36.1%로 5월 말의 20.5%에 비해 16%포인트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간 총리의 지지율 상승이 얼마나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역대 총리들이 대부분 취임 초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기가 떨어지는 패턴을 보였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