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불확실성의 위기] 잘 나가던 중국…車 재고 급증ㆍ철강값 인하

실물경기도 둔화 조짐
중국 바오산강철이 7개월 만에 제품가격을 내렸다. 중국 자동차업체들도 앞다퉈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판촉강화에 나섰다. 주요 도시의 지난달 부동산 거래량은 전월보다 70% 이상 떨어졌다. 5월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도 전월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곳곳에서 경기침체 조짐이 감지되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6일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은 없다"고 불안심리 다독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지 않는 등 글로벌 경제환경이 요동치면서 중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바오산강철의 제품가 인하폭은 평균 2% 정도라고 이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동차와 가전 수요가 작년만큼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철강의 수급 불균형을 일으킨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업체들이 지난달 말 현재 보유한 재고물량만 해도 99만대가 넘는다. 재고가 거의 없었던 작년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중국 남방일보는 5월 들어 신규 주문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재고품이 많은 차종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에 경쟁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마쓰다는 지난달 '마쓰다6'의 할인폭을 1만위안에서 1만8000위안으로 확대했다. 상하이GM은 고급차인 '뷰익카이웨'를 7000위안씩 깎아주기 시작했다. 5월 PMI는 53.9로 전월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규제와 유럽 재정위기가 중국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태그 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자 국가 발전개혁위원회는 신화통신을 통해 "성장률이 다소 떨어지긴 하겠지만 이는 발전방식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적극적인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왕타오 UBS증권 연구원은 "올해 8.5%의 성장률을 보인다면 이는 소프트랜딩"이라며 "성장률이 8.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유럽의 재정위기가 심화될 경우 경기가 급속히 하락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