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까지 기름띠…하루 유출량 절반도 흡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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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BP에 비용 전액 물리것"영국 석유회사 BP가 미국 멕시코만의 원유 유출구에 차단돔을 설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태 해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기름띠는 계속 확산돼 플로리다주 해변 휴양지에까지 상륙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이애미헤럴드 등 미국 언론들은 BP가 지난 4일 사고현장의 해저 원유 유출 지점에 차단돔 설치작업을 완료한 뒤 연결한 파이프를 통해 5일 하루 동안 6077배럴의 원유를 빨아들였다고 보도했다. BP 측은 앞으로 더 많은 원유를 퍼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BP가 지금까지 빨아올린 원유는 하루 유출량의 약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에 불과해 나머지는 계속 멕시코만 일대를 오염시키고 있다. 멕시코만 사고현장에서 방제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장은 BP가 하루에 퍼올릴 수 있는 원유가 최대 1만5000배럴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유출구에서 하루 분출되는 1만8000배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주 미국 과학자들은 하루 원유 유출량을 1만2000~1만9000배럴로 추정했다. 일부에서는 유출량이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BP가 사고 유정 인근에 새로 감압유정을 뚫어 원유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작업을 마치는 8월까지는 계속 기름띠가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유출 원유로 인한 오염으로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앨라배마주 연안에는 펠리컨을 비롯한 조류들이 기름 범벅이 된 채 죽어가고 있다. 바다거북과 돌고래를 비롯해 다른 해양생물들도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연안의 관광휴양 해변에도 기름띠가 상륙한 상태다. 루이지애나의 해양생물 보호당국 관계자는 "아무리 많은 인력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죽어가는 해양생물들을 제때 구해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주례 라디오연설에서 "방제 작업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BP가 모든 방제비용과 피해보상액을 반드시 전액 지불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