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바이더웨이 점포' 잡기 경쟁

세븐일레븐, 브랜드 통합방침…계약끝나는 점주들 "옮겨 볼까"
전기료 지원ㆍ장려금 내걸고 훼미리마트ㆍG25 물밑작업
'계약 만료를 앞둔 바이더웨이 우량 점포를 잡아라.'

롯데 계열의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과 보광 훼미리마트(훼미리마트),GS리테일(GS25) 등 편의점 3사 간 '바이더웨이' 점포 쟁탈전이 뜨겁다. 특히 지난 4월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세븐일레븐의 바이더웨이 인수를 승인한 이후 일부 바이더웨이 점포가 다른 브랜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3사 간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바이더웨이 점포 중 16곳이 GS25로 브랜드를 바꿔 달거나 가맹점 전환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바이더웨이에서 GS25로 전환한 점포가 2곳에 불과했던 데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들 편의점 대부분은 바이더웨이와 계약이 끝나거나 만료를 앞둔 점포로 지난 4월 이후 전환 계약을 체결했다. GS25 관계자는 "매출이 검증된 기존 점포를 전환하는 것이 신규 출점에 비해 수익성과 비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점포에 따라 전기료 지원,영업 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우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더웨이 점포 4~5곳이 최근 훼미리마트로 브랜드를 바꾸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의 중인 상태다. 지난해는 물론 올 들어서도 4월까지는 바이더웨이에서 훼미리마트로 전환한 편의점이 한 곳도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바이더웨이 점주가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른 브랜드로 전환하는 점포가 늘어나는 것은 세븐일레븐에서 계약이 끝난 '바이더웨이' 점포를 '세븐일레븐'으로 통합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점주는 점포 개설시 가맹본부와 5년 계약을 맺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기존 업체와 재계약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다. 바이더웨이 점주 입장에서는 세븐일레븐이든 훼미리마트나 GS25든 어차피 브랜드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 바이더웨이 순수 가맹점은 150여곳에 이른다. 이런 상황을 훼미리마트와 GS25가 파고들고 있는 것.두 회사는 점포 개발 · 관리 조직을 동원해 계약 만료를 앞둔 핵심 점포를 목록화하고 해당 점주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1500여개 바이더웨이 점포 중 수익성이 좋은 '알짜' 점포 200여곳이 우선 '유치'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바이더웨이 우량 점포를 자사 가맹점으로 가져오려는 업계 1위 훼미리마트와 2위 GS25의 공세에 맞서 3위 세븐일레븐이 이들 점포의 이탈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세븐일레븐은 "상도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발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량 점포의 이탈이 가속화할 경우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효과가 반감하고 업계 1,2위를 향한 추격전에도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제시하는 조건을 분석해 그에 상응한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