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관투자, 北 리스크 신경 안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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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고메 겐지 日 태양생명 사장"북한에 의한 컨트리 리스크는 신경쓰지 않는다. 앞으로 한국에 본격 투자한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 관심이 있다. " 천안함 사태 이후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동향이 관심거리다. 그러나 일본 다이요(太陽)생명의 나카고메 겐지 사장(56 · 사진)은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는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큰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ㆍ현대차 등에 관심"
지난해 동양생명 상장 때 500억원을 투자해 주목받은 다이요생명은 총 자산이 5조8420억엔(약 76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5위 생명보험회사다. 나카고메 사장은 "일본과 달리 한국은 정부와 기업이 한 방향으로 전진하는 게 경쟁력"이라며 한국 경제를 밝게 전망했다. 도쿄 하마마쓰초의 다이요생명 본사에서 나카고메 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동양생명에 투자한 계기는.
"동양생명에 대한 출자는 '리먼 쇼크' 이전부터 검토했던 것이다.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협력할 수 있는 생보사에 투자해 정보 교환 등 제휴를 맺자는 취지였다. "
▼일본 기관들의 한국 투자는 아직 적은 편인데."일본 생보사는 자산운용에서 안정성을 중시한다. 그래서 외환리스크가 없는 일본 국채 중심으로 투자한다. 우리도 엔화 채권이 전체의 65% 정도다. 국내외 주식은 10% 이내로 억제하고 있다. 외국 주식은 한국의 동양생명과 중국 대만 생보사의 주식이 전부다. "
▼한국의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계획은.
"구체적 계획은 없다. 하지만 동양생명에 투자한 뒤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세계 초일류 기업이 많다. 채권이나 주식을 산다면 그런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 "▼한국 경제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나.
"일본 경제보다 강한 것 같다. 정치와 경제가 같은 방향으로 전진한다는 게 눈에 보인다. 나라 전체가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도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따오지 않나. 반면 일본은 아직도 내수에 집착하고 있다. "
▼한국도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가 문제다.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데."일본 경제가 왜 활기를 잃었는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일본엔 회사에 취직하지 않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사는 젊은이들이 넘친다. 이들의 연간 수입은 100만~200만엔(약 1300만~2600만원)대로 낮다. 이들은 부모한테 돈 받아서 겨우 생활하고 결혼도 안 한다. 그러니 출생률이 떨어진다. 단순히 성장률이 낮아 경제활력이 떨어진 게 아니다. "
▼젊은이들이 왜 그렇게 됐나.
"일본엔 '이상한 윤택함'이 있다. 인구가 감소하니까 집은 남아돌고, 물가가 싸지니까 먹고 살 순 있다. 여건이 이렇다보니 젊은이들이 악착같이 일하려 들지 않는다. 근본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본다. '유도리(여유)교육'으로 젊은이들이 경쟁하는 것을 싫어한다. "
▼한국 보험시장에 진출할 계획은."현재로선 없다. 일본 생보사가 일본 상품을 갖고 해외에 나가서 성공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일단 동양생명에 투자한 만큼 정보 교환부터 시작해 인적교류 등 제휴 범위를 확대해갈 것이다.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공동 사업이 가능하다. "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