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명곡 들으며 문화도 배우죠"

박종길 한국거래소 본부장
"투바 음악 한 번 들어보세요. 분위기가 오묘할 뿐 아니라 저음으로 한꺼번에 두세 개 음을 내는 기술이 아주 신기합니다. "

박종길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54)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월드뮤직 전도사로 통한다. 그가 들려주는 음악은 우리가 흔히 듣는 가요나 미국,영국 등의 주류 팝 음악과는 거리가 멀다. 러시아 자치공화국인 투바에서부터 아르헨티나 이집트 그리스 터키 몽골 코르시카(프랑스령) 부룬디(아프리카) 등 전 세계 음악이 그의 관심사다. 자신이 직접 고른 곡들로 편집앨범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박 본부장이 음악과 친해진 것은 등산을 하면서부터다. "혼자 산에 오르면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많이 들었죠.처음엔 클래식을 주로 듣다가 뉴에이지와 재즈로 취향이 변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가 잘 모르던 각국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점차 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등의 숨겨진 명곡들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

음악을 많이 듣다보니 '내공'도 상당히 쌓였다. 그는 "같은 영어권 국가의 가수라도 노래를 부르는 창법을 유심히 들어보면 어느 나라 출신인지 대충 감이 온다"며 "추운 나라일수록 목소리나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더 맑아지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20여년간 음악을 즐기면서 모은 음반은 약 1500장에 이른다. MP3 파일로 저장된 곡도 6만곡에 달한다. 소장곡의 30% 정도가 월드뮤직이다. 그는 "해외여행은 많이 해보지 못했지만 음악만으로도 그 나라를 가 본 느낌"이라며 "음식처럼 음악도 편식하지 말고 여러 나라의 다양한 장르를 즐겨볼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